과거의 기업들은 기업의 안정과 성장을 지속적으로 이뤄 내기 위해 무엇보다 이윤의 추구를 통해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과의 관계를 창출하고 그럼으로써 사회, 경제적 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따라서 과거의 기업들에는 수익창출과 사회공헌이 별개의 영역이었고 사회공헌은 기업의 주 활동과 무관하게 이뤄졌다.
하지만 소셜미디어가 확산되고 소비자의 참여가 중요시되는 시대에 기업은 더 이상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해서는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는 시대에 도래했다. 단적으로 최근 국내에서 불거진 갑을관계에 대한 문제(본사와 대리점과의 문제 등)들을 보면 기업을 둘러싼 환경은 점점 투명한 사회로 바뀌고 있고 사회적 가치를 무시하고 경제적 가치만을 고려해서 의사 결정을 한다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분명 과거에도 기업이 지속되려면 사회와 공존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과 사회가 공존하는 방식으로서의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개념이 존재했다. 그러나 과거의 CSR 개념은 대체로 단순한 물적 기부나 인적 봉사 차원으로 구성됐으며 기업이 CSR 활동을 의무로만 받아들이는 순간 CSR 활동은 자발적이 아닌 마지못해 하는 것이 돼 버린다.
하지만 이제는 기업의 사회공헌활동도 비용의 관점을 벗어나 기업의 가치를 공유하고 고객 참여를 전제로 한 '공유가치창출'(CSV)의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이 CSV를 통해 기업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과 결부시키면 사회 발전과 기업의 경제적 이익 창출이 양립될 수 있다. 즉 CSV는 사회공헌을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투자로 파악할 수 있다.
CSV는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가 2011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를 통해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이 수행하는 일반적인 경영활동 자체가 해당 기업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해결을 통해 전체적인 가치를 창출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국내에서는 창조경제와 동반성장을 촉진할 수 있는 개념과 수단으로 학계와 재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CSV의 몇 가지 사례를 설명하자면 탐스슈즈는 신발 한 켤레가 판매될 때마다 아프리카 등 저개발국 어린이들에게 새 신발 한 켤레를 보내 주는 것으로 유명한 곳인데 아주 뛰어난 디자인도 기능도 아니지만 감동과 신뢰를 소비자들에게 줌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이해 아프리카 우물사업을 후원한 국내 한 증권사의 캠페인도 대표적인 CSV 사례다. 이 캠페인은 테이크아웃 컵에 해당 증권사가 제작한 키트를 결합시켜 저금통으로 만들어 활용하는 캠페인이다.
최근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사회공헌활동에서의 박애사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존 틸 교수에 의하면 '자선'은 개인적인 동정심에 기반을 두며 박애는 인류의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기 위한 조직적인 활동이다. 박애는 무엇보다 대상과 실행방법뿐만 아니라 그 사회적 효과까지 염두에 둔 활동이다.
매슈 비숍은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둔 사업가들이 '박애'의 영역에서 활동하는 경우를 연구해 공통점을 추출했는데 대부분 성공한 사업가들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회적 문제 해결에 투입 대비 최대 효과를 추구하며 사회적 성과를 정량화하고 측정하는 등의 특징을 보유하고 있었다.
사회적기업으로 이야기를 조금 돌리자면 사회적기업 역시 기존의 수동적인 CSR 활동을 넘어서 사회적 가치의 창출을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해 이를 통해 기업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모델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지속 가능한 자본주의에 사회적기업이 해야 할 역할은 무궁무진하다. 성공적인 사회적기업들이 많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협력적 자원연계 체계를 구축하고 협력과 경쟁 속에 함께 진화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그 성과까지 함께 공유해야만 할 것이다.
강대성 SK행복나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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