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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버냉키 쇼크 진정, 경기살리기 기회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0분 59초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당분간 경기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오늘 새벽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열린 전미경제연구소(NBER) 주최 행사에서 한 말이다. FRB의 양적완화 정책을 조기에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로써 그 자신이 지난달 19일 출구전략 조기 가동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버냉키 쇼크'는 일단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


버냉키가 이런 태도를 보인 것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아직은 충분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미국 경제의 흐름으로 보아 '실업률 6.5% 이하'와 '물가상승률 2% 이상' 등으로 FRB가 제시해 놓은 통화정책 변경의 전제조건이 올해 안에 충족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장 최근 집계된 미국의 실업률은 7.6%(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4%(5월, 전년 동월 대비)로 둘 다 기준에 미달한다.

그러나 오늘 새벽 FRB가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은 위원 중 다수가 양적완화의 조기 규모축소ㆍ종료를 지지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게다가 버냉키 의장의 임기는 내년 1월 말까지이며 현재로서는 경질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런 점들을 두루 고려하면 올해 안에는 FRB의 양적완화 정책이 유지되겠지만 내년 초에는 출구전략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론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예상되는 미국 FRB의 통화정책 일정표를 잘 활용해야 한다. FRB의 출구전략 개시는 내년 초 이후로 미뤄진 셈이다. 따라서 보다 확실해진 양적완화 기조 유지 기간을 최대한 우리 경제에 유리하게 이용할 필요가 있다.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올해 하반기에 경기활성화 정책을 집중시킴으로써 성장의 관성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 경제는 지난 2분기까지 9분기째 전 분기 대비 0%대 성장률의 덫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분기와 4분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우리 경제가 아예 저성장 궤도에 갇혀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면 내년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이 경기회복세를 확인하고 출구전략을 본격 가동할 경우 우리는 속수무책일 수 있다. 경기회복세에 동승하게 되기보다 세계적 통화긴축의 희생 제물이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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