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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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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새는 좌우 날개로 난다 이진수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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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오는 23~28일(현지시간) 열리는 가톨릭 세계청년대회에 참석한다. 교황은 대회 기간 중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대규모 미사를 집전하고 리우 시내 빈민가도 방문할 예정이다. 교황은 '아랍의 봄' 이후 북아프리카 난민들이 무작정 보트를 타고 몰려드는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을 8일 찾았다. 그는 섬에서 난민에 대한 세계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4월24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 외곽의 8층짜리 의류공장 붕괴로 410명이 숨지고 140명이 건물 잔해에 매몰됐을 때 교황은 "노예 노동이 부른 참사"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노동에 대해 정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이윤만 좇는 것은 신을 거스르는 짓"이라고 힐난했다.

지난 3월13일 그가 세계 12억명의 신도를 이끌 266대 교황으로 선출되자 사람들은 새 교황이 경제 문제에 관한 한 '좌(左)'로 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그가 자기의 연호로 '프란치스코'를 택한 것에서도 알 수 있었다. 청빈ㆍ겸손ㆍ소박함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 프란체스코'를 따르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그는 교황 즉위 직후 "가난한 자들을 위한, 가난한 교회를 원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그는 아르헨티나에서 추기경으로, 대주교로 강론하면서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삭개오를 자주 언급했다. 삭개오를 외국 자본가에 빗댄 것이다. 그것도 경제난으로 허덕이는 고국 아르헨티나에 부채상환을 강요하는 외국 자본가다. 성경 속의 삭개오는 세리(稅吏)다. 세리란 로마제국의 세금 징수를 담당하는 관리다. 이들은 로마 정부에서 요구하는 세금보다 많은 돈을 동족 유대인들로부터 수탈해 이 가운데 일부를 챙겨 멸시받았다.

교황은 지난 5월16일 바티칸을 방문한 각국 외교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무절제한 자본주의에 대해 비난하며 세계 정치 지도자들에게 '금전숭배'를 멈추라고 당부했다. "시장주의가 '보이지 않는 새로운 압제'를 만들어 내고 인간을 상품처럼 취급한다"고 우려한 것이다. 아울러 "소수 상위의 소득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다수인 빈곤층은 곤두박질치고 있다"는 말로 빈부격차의 심화를 경계했다. 교황 즉위 이후 자유시장에 대해 가장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이다.


이날 교황은 "'황금송아지' 숭배가 인간성도, 목표도 없는 배금주의를 만들어 냈다"고 일갈하기도 했다. 구약성경 출애굽기 32장에는 믿음이 부족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황금송아지를 만들어 숭배하며 향락에 빠지는 일화가 등장한다. 출애굽기는 '애굽(이집트)'이라는 국가에 예속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신에 의해 자유로 인도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신과 같은 존재인 파라오와 안정적인 먹을거리가 있어 아무 생각 없이 살 수 있는 '애굽'으로 계속 발길을 돌린다.


지난 200여년 동안 영국과 미국이 지배해 온 세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경제적 자유와 번영을 맛봤다. 사회주의 진영이 무너진 뒤 경제적 자유는 더 많은 인류에게 확산됐다. 그러나 1998년 금융위기 이후 국가 권력이 시장 위에 강력히 군림하는 쪽으로 조류가 바뀌었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안전을 확보하는 대신 노예의 삶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한 것이라고 해석한다.


교황은 시장을 공격하곤 한다. 시장에 하나의 얼굴이 없고 인간다운 목표도 없다는 것이다. 교황의 말마따나 시장에는 하나의 얼굴이 없다. 그러나 70억 인구의 얼굴이 있다. 시장에는 인간다운 목표도 없다. 그러나 70억 인구의 각기 다른 목표가 있다. 하나의 얼굴, 하나의 인간다운 목표가 있는 경제를 원한다면 '애굽'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교황의 모습에서 우리가 위안받는 것은 "돈이란 사람을 섬기기 위한 것이지 지배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는 교황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새는 좌우 양쪽 날개로 난다.






이진수 국제부장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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