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어스'와 같은 위성영상 서비스를 통해 누구나 쉽게 위성영상을 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또한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고해상도 영상이 판매되면서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인공위성을 통한 위성영상 정보의 획득 기술은 1960년대부터 미국과 구소련의 첩보위성 개발과 운용에 힘입어 발전해 왔다. 우주개발 선진국들은 인공위성을 통해 보다 정밀한 위성영상의 확보와 활용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인공위성에 광학카메라를 장착해 세계 곳곳을 자유롭게 촬영하고 영상자료를 수집ㆍ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위성 2ㆍ3호가 촬영한 영상도 국내 공공 수요는 물론 세계 위성영상 서비스 시장에 진출해 위성영상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사된 아리랑 3호는 자동차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는 해상도 70㎝급의 고해상도 위성영상으로 성능 면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에 있다.
하지만 이들 아리랑 2ㆍ3호와 같은 위성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디지털카메라와 같은 광학카메라를 탑재한 위성으로 어두운 밤이나 구름이 많이 낀 날씨, 비가 오는 날에는 지상의 물체를 촬영해도 원하는 영상을 선명하게 얻을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오는 8월 국내 최초로 전천후 영상레이더를 탑재한 아리랑 5호가 발사될 예정이다. 구름이 있는 날이나 밤에도 지상을 촬영해 원하는 영상정보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영상레이더는 안테나에서 전파를 쏜 뒤 반사돼 돌아오는 전파를 측정해 2차원 영상으로 복원하는 장비로 빛이 없는 밤이나 구름을 투과해서 지상의 물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화산폭발과 같은 자연재해가 있을 때 광학위성은 화산재와 연기 때문에 영상 획득이 어렵지만 영상레이더 위성은 화산재나 연기의 영향 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반사파로 영상을 만들기 때문에 지표 변화의 미세한 탐지도 가능하다.
실제로 2007년 충남 태안 기름유출 사고 후 아리랑 2호는 피해 지역에 대한 위성촬영을 시도했지만 구름 때문에 원하는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었다. 당시 독일의 '테라싸-엑스' 영상레이더 위성이 피해 지역을 촬영한 바 있다. 아리랑 5호가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사례다.
이처럼 아리랑 5호는 재난재해 분야에서 활용성이 매우 큰 위성이다. 백두산의 화산활동을 장기간에 걸쳐 촬영한다면 화산활동으로 인한 지표면의 높낮이 변화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이미 아리랑 2호가 촬영한 영상이 유엔(UN)을 통해 중국 지진, 아이티 지진, 일본 지진과 쓰나미 피해 등 국제적 재난재해 복구활동에 무상으로 제공되는 등 국제적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가운데 아리랑 5호 역시 지구적 재난재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아리랑 5호는 광학위성과는 달리 보다 능동적으로 원하는 지역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현재 운용 중인 아리랑 2ㆍ3호와 상호보완적으로 사용될 경우 영상정보의 확보와 활용 면에서 상당한 변화와 동시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995년 본격적인 실용위성 개발에 착수한 지 불과 15년여 만에 거둔 우리나라의 위성개발 기술 수준은 세계가 부러워하는 속도로 발전해 가고 있으며 이미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성을 통한 지구 관측 및 위성영상을 꾸준히 확보ㆍ활용하고, 나아가 위성개발 기술 수준을 더욱 발전시켜 국가경제 및 지구적 자연재해 대처에도 기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상률 항공우주연구원 시스템연구소장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