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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콜라' 들고 방북 "근로자들이 좋아해"..감개무량 눈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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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입주 기업 방북 "남겨둔 자식 만나러 가는 심정"

[르포]'콜라' 들고 방북 "근로자들이 좋아해"..감개무량 눈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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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이정민 기자]"남겨둔 자식을 만나러 가는 심정입니다. 벅찬 기분입니다."

10일 오전 경기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 굵은 빗줄기가 세차게 내렸지만 김학권 재영솔루텍 대표의 표정은 더없이 밝았다. 100여일 간 굳게 닫혀 있던 개성공단에 다시 들어가는 발걸음은 한없이 가벼워보였다. 비 때문에 기계 장비가 부식되지 않겠냐는 물음에 "이렇게 비가 와 속이 다 시원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염원인 방북이 이날 성사됐다. 지난 4월3일 북한이 개성공단으로의 출입을 통제한 후 입주기업들의 공단 방문은 정확히 99일 만이다.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이른 아침부터 100여명이 넘는 내외신 취재진이 북새통을 이뤘다.

방북일정은 10~11일 이틀. 방북인원은 설비 점검 차 업체당 1명씩 배정됐다. 첫날에는 기계ㆍ전자ㆍ금속 분야 59개사가, 둘째 날에는 나머지 섬유ㆍ봉제 분야 61개사가 각각 방북한다. 대부분은 공장 현황과 생산 과정에 밝은 실무진들로 구성됐다.

[르포]'콜라' 들고 방북 "근로자들이 좋아해"..감개무량 눈물도


이날 방북 예정시간은 오전 9시. 입주기업인들은 그보다 더 이른 시간에 남북출입사무소에 모였다. 초조한지 담배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도 종종 보였지만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김 대표는 그동안의 소회를 "감개무량" 한마디로 설명했다. 간밤에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한쪽 눈가가 뻘겋게 충혈 돼 있었다. 김 대표는 "생이별한 자식을 만나러 가는 부모의 심정"이라며 "가슴이 벅차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경기도 연천에 본사를 둔 디케이씨의 맹충조 대표는 양쪽에 짐보따리를 들고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그가 들고 있던 것은 다름 아닌 콜라. 북측 직원들이 좋아했던 터라 챙겼다는 그의 말이다. 맹 대표는 "북측 근로자들이 콜라를 매우 좋아했다. 직원들이 철수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혹시나 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루빨리 전해 줄 날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현상 만선 대표도 공단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성 대표는 "100일동안 숨을 못 쉬던 아이에게 숨통을 틔워줬다"며 "오늘 설비 점검을 바탕으로 앞으로 몇 주간 수리복구를 하면 금방 가동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입주기업들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공장 내 기계설비와 원ㆍ부자재, 완제품 등의 상태를 파악한다. 특히 전기설비와 수도시설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다. 그동안 전기와 수도가 공급이 안 됐기 때문이다. 손 봐야 할 것이 많은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방북이 필요하다는 속내다. 오전에 있었던 남북 실무 회담 결과에 기대감을 나타낸 것도 그래서다. 김학권 대표는 "다시 한번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북 정부가 잘 조율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방북한 우리 측 인원은 135명이다. 회담 대표단 23명과 취재진 17명, 입주기업(전기ㆍ전자 업종)59개사(업체당 1명씩), 당국자 및 유관기관(관리위ㆍKTㆍ한전ㆍ수자원공사,ㆍ전기안전공사) 36명 등 모두 135명이 차량 69대에 나눠 타고 방북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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