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미국)=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이 조사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사고 발생 후 최선임 승무원인 이윤혜씨의 활약,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기자회견 등이 화제가 되자, 조사에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삼가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다.
윤영두 사장은 9일(현지시간) 오후 아시아나항공 214편을 통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했다. 당초 윤 사장은 이날 사고 현장을 방문하고 부상자를 위로한 후, 내외신 기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브리핑은 전일 밤 늦게 갑작스럽게 취소됐다.
더욱이 이날 공항에 도착한 윤 사장은 한시간여전부터 입국장에 대기한 100여명의 취재진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프레스라인을 무시한 채 지나쳐갔다.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윤 사장을 쫓아가며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윤 사장은 기자들의 거듭된 요청에 "사고 발생과 관련, 심심한 사과와 조의를 표하기 위해 대표로 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고 대책과 수습"이라고 입을 뗐지만, 몸싸움과 경찰의 저지로 다시 보안구역 안으로 사라졌다. 이례적인 인사말 외에 취재진의 질문에는 입을 열지 않았다.
이는 출국 전까지 오쇠동 본사와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남을 갖고 공식 회견까지 진행하던 윤 사장의 모습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윤 사장은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미국 현지에서도 브리핑을 진행할 것"이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윤 사장의 위축된 모습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거듭된 경고 때문이라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윤 사장은 국내 기자회견에서 NTSB가 사고 원인으로 조종사 실수 가능성을 제기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성 발언을 한 바 있다. 이에 NTSB측에서 불쾌함을 표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NTSB는 사고기 최선임 매니저였던 이윤혜씨의 언론 인터뷰와 관련, 아시아나항공에 항의 공문을 두차례나 발송했다. NTSB측은 공문을 통해 승무원 조사에 앞서 언론을 대상으로 해당 승무원의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조사방향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관계자는 "미국 정부에서 아시아나항공측에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언행을 피하라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고위 관계자는 "조사를 받는 입장에서 성실히 응하는 것이 옳다 판단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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