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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W리더십]보안 솔루션, 이거 되겠군…'예술女' 감각으로 붙잡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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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이도희 디지캡 대표

광부들의 청바지가 패션이 된 것처럼 '폭발력있는 온라인 아이템' 직감


[세상을 바꾸는 W리더십]보안 솔루션, 이거 되겠군…'예술女' 감각으로 붙잡았죠 이도희 디지캡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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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전 세계인이 애용하는 패션 아이템인 청바지는 광산에서 유래했다. 텐트용으로 개발된 질긴 천은 광산 노동자들의 하체를 보호하는 하의로 거듭났고, 이후 광산 노동자는 물론 전 세계인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9일 만난 이도희 디지캡 대표는 "대학교 졸업 후에는 줄곧 '광산의 청바지' 같은 아이템을 찾아 왔다"고 말했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사업 아이템을 찾던 그녀가 정착한 곳은 디지털 콘텐츠 보안 사업이었다. 이 대표는 디지캡을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인정받는 보안 업체로 키웠다. 정부의 여성 지원을 놓고는 "단지 여성이라고 지원하는 것은 반대"라고 말했다. 열의를 갖고 자기 사업을 벌이는 이들에게 효율적으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디지캡은 방송과 통신 보안을 전문으로 하는 솔루션 업체다. 전 직원 중 80%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됐으며 이 중 50% 이상이 석박사 출신이다. 디지캡의 대표 솔루션 기술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와 수신제한시스템(CAS)이다.


DRM은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볼 때 서비스업자에게 권한 받은 사람만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유료 결제를 한 사람만 해당 음원을 들을 수 있는 식이다. CAS는 프로그램이나 채널에서 콘텐츠를 시청할 때 사용자가 가입하지 않은 채널에는 접근을 제한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예컨대 유료 케이블 채널에서 사용자가 가입하지 않은 채널을 선택할 때 화면이 나오지 않게 차단한다. 두 기술 모두 유료 콘텐츠 제공사로서는 필수로 확보해야 할 보안 솔루션인 셈이다. 이 대표는 "콘텐츠 사용자들이 불편함 없이 콘텐츠를 접하는데 배경에는 우리 기술이 있다. 우리 덕분에 돈 낸 사람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대학교 졸업 후 두산 광고 계열사인 오리콤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그녀는 "미국 유학까지 다녀왔는데 집 안에서 시집 얘기를 꺼내더라. 귀국해서 바로 오리콤에 입사해 버렸다"며 웃었다. 오리콤은 광고업계서 손꼽히는 곳이지만 이 대표가 그 곳에서 배운 건 광고홍보 업무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당시 흔치 않던 매킨토시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일본까지 유학 가 관련 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정보통신(IT) 기술과의 만남은 SK로 이직한 후에도 이어졌다. 국내 2대밖에 없던 워크스테이션을 배우게 된 것. 이 대표는 "당시 매킨토시와 워크스테이션을 모두 다룰 줄 아는 여성은 업계에 드물었다. 그 때부터 IT와의 끈이 이어진 셈"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 대표는 SK를 거쳐 CJ로 옮겨갔다. CJ서도 마케팅이 주 업무였는데 당시 CJ의 네트워크 계열사인 드림라인에서 콘텐츠 업체에게 마케팅 통로를 제공하는 게 일이었다. "드림라인이 네트워크 회사라서 서버와 네트워크망을 갖고 있었다. 콘텐츠 업체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홍보하기 위해 찾아오면 그 중 선별해 유료화하는 방안을 조언해줬다."


[세상을 바꾸는 W리더십]보안 솔루션, 이거 되겠군…'예술女' 감각으로 붙잡았죠 이도희 디지캡 대표


CJ에 재직하며 이 대표의 머릿 속을 가득 메운 생각이 '청바지와 광산'이었다. 청바지는 광산에서 유래했지만 나중에는 광산업을 넘어설 만큼 산업이 커졌다. 이 대표는 콘텐츠라는 광산에서 남들이 미처 보지 못한 청바지 아이템을 찾고 싶었다. 마침 2000년대 초 싸이월드의 유료화 사업이 대박을 터뜨리며 이 대표는 더욱 청바지 아이템 찾기에 몰두했다. CJ에서 유료화 모델을 개발하며 익힌 남다른 시각도 그녀 만의 강점이었다.


이때 이 대표 앞에 나타난 게 현재 디지캡 공동대표인 신용태씨다. 숭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인 신 대표는 콘텐츠 보안 솔루션 업체를 설립해 시장에서 고군분투하던 중이었다. 그러나 좋은 아이템을 만드는 것과 시장에서 잘 파는 것은 전혀 다른 일. 이 대표는 마케팅에 강한 자신과 신 대표가 합치면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고 봤다. 그렇게 대기업 생활을 접고 디지캡에 합류한 게 지난 2005년이었다.


디지캡이 강점을 보이는 CAS 등은 기존에 100% 외산이 차지하던 시장이었다. 이 대표와 디지캡은 기술력을 무기 삼아 시장을 하나씩 개척해 나갔다. "우리를 처음 만난 이들은 반대가 심했지만 기술 테스트만 6개월씩 하며 계속 문을 두드리자 결국 열리더라. 지금은 국내 대기업은 물론이고 해외서도 콘텐츠 보안 솔루션은 우리 기술을 사용한다."


디지캡의 기술력을 해외서도 인정받고 있다. 다국적 DMB추진연합기구인 국제 DMB개발그룹이 지난 2010년 CAS 공급회사로 디지캡을 최종 지목한 것. 유럽과 아시아 등 12개국 14개 사업자가 디지캡의 CAS를 사용하게 된 계기다. 현재 서울 상암동 디지캡 본사에는 해외와 연결되는 CAS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 대표에게 의외인 점은 그녀가 동양화를 전공한 미술학도란 점이다. 이 대표의 방에는 그녀가 직접 그린 동양화 작품이 벽 한 켠을 장식하고 있다. 그녀는 미술을 배운 점이 경영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미술을 배우면 공간지각능력이 높아진다. 입체적인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멀티미디어 시대에 소비자에게 짧은 순간 강한 임팩트를 줘야 하는데 미술 경험이 큰 도움이 된다."


그녀는 경영자로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다면 늘 준비된 사람이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선의 타이밍이 언제 올 지 모르는 만큼 항상 준비하는 자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스티브 잡스는 30분 프리젠테이션을 위해 1주일을 꼬박 연습한다. 그가 대중 앞에서 훌륭한 프리젠테이션을 보일 수 있는 건 준비가 돼 있어 가능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창업을 앞둔 새내기들에게도 비슷한 조언이 이어졌다. 그녀는 "단지 정부에서 지원금을 준다니 창업에 나선다는 식은 곤란하다"며 "관련 경험도 쌓고 하면서 준비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로 돌아올 것"이라고 전했다.


대표적 여성 최고경영자(CEO)지만 이 대표는 여성이라고 무작정 지원하는 건 반대한다고 했다. 여성의 손에 지원금을 쥐어주는 식으로는 여성CEO 활성화가 요원하다는 주장이다. 그녀는 그보다는 여성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일러주는 셈이다.


이 대표는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여성 인력 창출은 요원한 일이다"며 "채용 인력 중 여성이 절반 이상이면 정부가 무상으로 육아시설을 공급해주는 등 환경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도희 디지캡 대표는…
▲1966 서울 출생 ▲1989 이화여대 미대 졸업 ▲2000 디지캡 설립▲2006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졸업 ▲2010 동반성장위원회 위원


※디지캡은 어떤 기업?
디지캡은 국내는 물론 해외서도 기술력을 인정 받는 디지털 콘텐츠 보안 솔루션 전문 업체다. 디지캡의 대표 솔루션 기술은 디지털저작권관리(DRM)와 수신제한시스템(CAS)이다. DRM은 음악을 듣거나 영상을 볼 때 서비스업자에게 권한 받은 사람만 합법적으로 이용토록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CAS는 프로그램이나 채널에서 콘텐츠를 시청할 때 사용자가 가입하지 않은 채널에는 접근을 제한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디지캡은 2000년 설립 후 줄곧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다. 기술력 만이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에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현재 전 직원 중 80%가량이 엔지니어로 이뤄진 이유다. 2002년 국내 최초로 모바일 DRM 기술을 선보이는 등 대표적 특허기술만 29개에 달한다.


이 회사는 2002년 SK텔레콤에 벨소리, 게임 콘텐츠용 DRM 솔루션 공급을 시작으로 음악, 동영상, e북 등 다양한 콘텐츠에 솔루션을 제공해 왔다. 2007년부터는 LG텔레콤에 통합 DRM 시스템을 구축, 운영 중이다.


2012년에는 모바일 IPTV시스템을 SK브로드밴드에 구축했다. 이밖에도 디지캡은 스마트폰으로 콘텐츠, 맛집, 지도 등을 검색하는 기능, 콘텐츠 저작권 보호 기능 등을 제공한다.




이승종 기자 hanaru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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