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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미스터 고', 믿을 수 없는 한국 영화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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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미스터 고', 믿을 수 없는 한국 영화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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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고릴라가 야구를 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코웃음을 쳤을 얘기지만 드디어 현실이 돼 관객들을 찾아왔다. 한국 영화의 발전이 실로 놀랍다. 많은 관객들이 한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꼈으면 좋겠다는 김용화 감독의 바람은 끝내 이뤄졌다.

8일 오후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미스터 고'는 기대 이상이었다. 시작부터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과 강렬한 입체감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영화는 룡파 서커스를 이끄는 어린 소녀 단장 웨이웨이(서교)에 대한 이야기로 132분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미스터 고'는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해 슈퍼스타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 등을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허영만 화백의 1985년 작품 '제7구단'을 원작으로 한다. 28년 전 만화를 통해서만 구현이 가능했던 상상력이 2013년 영화로 재현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펜 끝에서 탄생한 고릴라가 눈앞에 나타나 뛰어다니는 모습은 감격스럽기 짝이 없었다. 출연한 배우들은 물론 관객들 역시 그 생동감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3년 반이라는 시간을 투자해 만들어낸 감독의 공이 무색하지 않게 다가왔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중국 소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고릴라를 상대역으로 둔 성동일은 탄탄한 연기 내공을 뽐내며 주인공으로서 손색이 없는 연기를 펼쳐보였다. 돈밖에 모르는 악명 높은 에이전트 성충수로 분한 그는 영화에 긴장감과 감동을 함께 선사했다.


자그마한 체구에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맑은 눈빛을 지닌 소녀 서교는 고릴라 링링과 감동 어린 교감을 그려내며 관객들을 극 속으로 인도한다. 나이답지 않은 풍부한 감정 연기는 함께 출연한 배우 성동일의 극찬을 끌어내기도 했다.


중국사채업자 림샤오강으로 분한 김희원의 연기도 인상적이다. 고릴라 링링과 웨이웨이를 강하게 위협하는 그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반전 모습을 통해 큰 웃음을 선사한다.


구석구석 숨어있는 우정출연도 흥미롭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야구선수 추신수와 류현진 그리고 오다기리 조다. 세 명은 모두 김용화 감독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출연했다. 추신수와 류현진은 10원도 받지 않고 무일푼으로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으며, 오다기리 조 역시 칸 영화제때 '미스터 고'에 대한 얘기를 듣고 우정출연을 자청했다.


극중 오다기리 조는 독특한 헤어스타일과 뻔뻔한 코믹 연기로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즐거움을 준다. 지금껏 보지 못한 그의 모습에 놀라워하는 관객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는 억지로 눈물을 짜내지 않는다. 잔잔한 두드림으로 오히려 큰 감동을 준다. 서교는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하면서 새로운 연기 방식을 배웠다고 했다. 배우가 슬픈 연기를 할 때 꼭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이러한 감독의 가르침은 관객들의 마음까지 관통했다.


'미스터 고'는 오는 17일 국내 개봉에 이어 중국, 싱가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대만, 홍콩, 필리핀 등에서 순차적으로 개봉한다. 처음부터 '미스터 고'가 가진 목표는 한국에서만 머무르지 않는 것이었다. 해외의 관심이 높은 만큼 감독 역시 기대가 크다. 속편 계획도 시작 단계에 있다. 감독은 '미스터 고'에 관심을 표하는 할리우드 스튜디오와 접촉 중이다.


김용화 감독은 "누구의 시점으로 보더라도 모두가 적당한 성찰을 할 수 있는 내용, 그게 내 영화의 미덕"이라고 말한다. '미스터 고'는 스토리에서 느끼는 찡한 감동과 기술력에서 오는 강한 놀라움이 공존하는 영화다. 누구라도 야구장을 뛰어다니는 링링과 제로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개봉은 오는 17일.




유수경 기자 uu84@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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