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SH공사가 1일부터 공급에 들어간 2200여가구 장기전세주택(시프트)에 1만7000여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만 7.9대 1, 최고 경쟁률은 200대 1을 훌쩍 넘겼다.
4일 서울시와 SH공사에 따르면 1~3일까지 진행한 신내, 천왕, 마곡, 내곡지구 등 장기전세주택 총 2171가구 1순위 청약에 1만7204명이 몰려 7.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월 진행된 1차 모집에서 20대 1의 경쟁률을 넘긴데 이은 연타석 홈런이다. 잔여가구는 단 130가구로 대부분 납북피해자, 국가유공자 등 우선 공급물량인 점을 감안하면 남은 2~3위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눈길은 끈 곳은 마곡과 천왕지구다. 마곡지구는 시내 요지에 남은 마지막 금싸리기 땅으로 11가구를 모집한 1단지 84㎡에만 93명이 몰려 8.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1가구를 모집한 2단지 59㎡에는 166명, 67가구의 14단지 59㎡에도 875명이 신청에 나서며 모두 수십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첫 번째 박원순식 소셜믹스 단지로 알려진 천왕지구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2-1단지 임대주택 일반공급분 59㎡는 27가구 모집에 182명, 2-2단지 59㎡ 역시 72가구에 880명이 신청하는 등 천왕지구 전체 물량 중 90% 이상을 털어냈다.
가장 많은 신청자가 몰린 곳은 191가구 모집에 1997명이 신청한 마곡14단지 84㎡였다. 이밖에 잔여공가(1가구) 입주자를 뽑은 장지지구11단지, 서초네이처힐2단지, 세곡리엔파크3단지에도 각각 200여명이 접수에 나섰다.
2007년 장기전세주택 첫 공급 후 대기 수요자가 끊이지 않던 신혼부부 공급분은 이번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신내3-2단지 80가구에 982명, 천왕2-1단지 17가구에 78명, 마곡14단지 86가구에 768명이 몰렸다.
특히 이번 공급에서는 고령자 공급물량이 모두 마감돼 눈길을 끌었다. 총 50가구를 내놓은 신내3-2단지, 20가구의 천왕2-1단지, 38가구의 천왕2-2단지 등 전체 물량이 모두 1순위에서 주인을 찾았다. 세대융화형 소셜믹스를 적용하는 강일지구에서는 단 1가구 모집에 38명이 접수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3순위 청약을 진행한 일반분양(국민ㆍ민영주택)은 대거 미달됐다. 천왕2-1~2단지, 신내3-2단지에서 나온 총 892가구에 243명만 접수, 0.27대 1을 기록했다. 이중 마감된 단지는 천왕2-1단지 84㎡ 23가구로 2.6대 1에 그쳤다.
이밖에 천왕2-2단지 312가구, 신내3-2단지 557가구 모집에는 각각 118명, 77명만이 신청하며 0.5대 1의 경쟁률도 안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공공기관이 분양을 맡고 포스코건설, 금호산업 등 대형사들이 시공을 맡았으나 수요층을 끌어들이지 못한 셈이다. 게다가 이번 미달분에는 84㎡형이 전체 공급량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집값 추가하락과 대출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매보다는 임대수요가 더 높았다"며 "이렇다보니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주거를 꾸릴 수 있는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경환 기자 khba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