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삼성전자가 이스라엘 스타트업 기업인 박시(Boxee)의 인적자산을 인수, 스마트TV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약하다고 지적받아온 소프트웨어 역량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고 스마트TV의 유저인터페이스(UI)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삼성은 지난 5월에도 미국 스마트TV용 게임업체 '모블'(MOVL)을 인수하는 등 스타트업 기업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4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자사 스마트TV에 활용할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박시(Boxee)의 핵심 인력과 기술을 부분 인수했다. 삼성전자는 "회사를 통째로 인수한 것이 아니라 박시의 핵심직원과 자산만 부분 흡수했다"며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번 인수에 30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시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와 TV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PC에서 보는 동영상ㆍ음악ㆍ사진 등을 TV에서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박시가 최근 출시해 주목을 받고 있는 '박시 박스(Boxee Box)'는 일종의 셋톱박스로 TV를 통해 인터넷 기반의 콘텐트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삼성은 이번 박시 인수가 자사 스마트TV의 사용자경험(UI)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벤처기업 모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삼성전자는 'N스크린'서비스 강화를 위해 미국 스마트TV용 게임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 '모블'(MOVL)을 인수했다.
삼성은 스마트TV 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게임 교육 분야 등 우수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선 상황이다. 데이비드 은 삼성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 부사장은 지난 6월 "우수 스타트업 인수를 목표로 옥석을 가리고 있다"며 "실제 몇몇 스타트업과 인수 협의에 들어갔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통해 꾸준히 지적돼 온 소프트웨어 역량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향후 관련 분야서 전문성을 가진 기업 인수를 통해 스마트TV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 시장의 강자 자리를 지켜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스마트TV가 TV매출을 견인하는 주요 수익원인만큼 이 분야 경쟁력 강화는 필수라는 생각에서다. 이 회사의 전체 평판 TV 매출에서 스마트TV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30%에 달한다. TV서 올리는 매출의 3분의 1이 스마트TV에서 나오는 셈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수는 스마트TV에서 컨텐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다고 보고 이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기능, 셋톱박스 제작 등 박시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우선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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