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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대통령에서 '인문' 대통령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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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중국 정부를 움직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중국 국민을 우리 편으로 만드는 것."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방문에 앞서 "중국철학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고 말한 것이나, 현지에서 중국어 연설, 고사성어 및 명언 인용 등은 중국 국민을 향한 '공공외교'의 한 전략이다. 이는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지 언론의 반응을 봐도 동북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대한 중국 내 인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정부를 설득해도 정치권이나 시민단체 등 눈치를 봐야하는 국내와 달리, 중국은 '인민만 좋다면'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일 동력이 되는 특성을 제대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관심을 드러낸 중국 고전 인용은 호감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다음은 박 대통령이 방중 기간 동안 인용한 명언들.

곡식을 심으면 일년 후에 수확을 하고 나무를 심으면 십년 후에 결실을 맺지만 사람을 기르면 백년 후가 든든하다(중국 고전 관자(管子)의 한 구절) - 29일 베이징 칭화대 연설


군자의 도는 멀리 가고자 하면 가까이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높이 오르고자 하면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중용(中庸)의 한 구절) - 29일 베이징 칭화대 연설

마음이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마음이 안정되어 있지 않으면 원대한 이상을 이룰 수 없다(제갈량(諸葛亮)이 아들에게 주는 계자서(誡子書) 중) - 29일 베이징 칭화대 연설


사업을 하려면 먼저 친구가 되어라(중국 속담) - 28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


처음에는 사람 말을 듣고 행실을 믿었으나 이제는 말을 듣고도 행실을 살핀다(논어(論語)의 한 구절) - 27일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살아가는 동안 마음 편하고 도리에 맞는 것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것이다 - 중국 CCTV 앵커 루이청강 씨에게 써준 경구


중국 문화에 대한 박 대통령의 해박함에 중국측은 '한국 민요'로 응수했다. 28일 국빈만찬에 배경음악으로 한국 민요 5곡이 흘러나왔다. 마지막 곡은 한국 민요인지 불분명하다.


한오백년, 울산아가씨, 도라지, 한강수타령, 해볕으로 가득 찬 우리의 삶


만찬 후 특별공연이 있었는데 양국 노래와 춤을 적절히 섞어 구성했다. 박 대통령의 애창곡 '행복을 주는 사람'과 고 육영수 여사가 좋아했던 '고향의 봄'을 특별히 준비해 배려했다. 또 박 대통령이 중국어로 부를 줄 안다고 해 화제가 된 덩리쥔의 '첨밀밀'도 공연됐다.


한 가지 중국측이 놓친 건 박 대통령의 '음주 습관'이다. 박 대통령은 국내 만찬 행사 때 술은 거의 올리지 않고 오미자차를 건배주로 사용한다. 중국측은 중국산 장위(張裕) 레드와인(1992년산)과 화이트와인(2008년산)을 내놨다. 박 대통령은 건배 후 입만 살짝 대고 많이 마시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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