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전기자동차 시장이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처럼 실속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중국 전기차 시장의 '꿈'과 '현실' 사이에 엄청난 간극이 있다고 최고 보도했다.
흔히들 중국 전기차 시장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정작 현지의 전기차 개발ㆍ생산 업체들은 시장의 미래에 대해 고개만 갸우뚱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 전기차 업체들은 중국을 차세대 시장으로 지목하고 공략에 나서고 있다. 미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는 베이징(北京)에 중국 최초의 판매 대리점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지난 1월 밝혔다. 디트로이트 일렉트릭은 지난 4월 중국 지리(吉利)자동차와 손잡고 전기차 개발에 나선다고 공표했다. 양사는 합작사부터 세워 내년 1ㆍ4분기 첫 전기차를 출시ㆍ판매할 계획이다.
중국 관료들은 전기차 시장의 미래를 낙관하곤 한다. 베이징 등 주요 대도시에서 대기 오염 문제가 터져나올 때마다 해법은 전기차에 있다고 말한다.
전기차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 있는 중국 과학기술부의 완강(萬鋼) 부장은 전기차 산업 지원 의지를 몸소 보여줬다. 관용 차량을 세단에서 '환경오염 제로, 이산화탄소 방출 제로'라는 문구가 붙은 소형 전기차로 바꾼 것이다.
그러나 포브스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실상이 형편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말 현재 중국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는 총 3만9800대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80%는 대중교통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 가운데 전기차 산업이 의미 있게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곳은 별로 없다. 이들 기업의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는 정부에 보여주기 위함이다. 따라서 간신히 유지되고 있을 뿐 전기차 개발에 적극적으로 자원을 쏟아부으려 하지 않는다.
중국 전기차 업계의 '간판'인 비야디(比亞迪ㆍBYD)도 전기차 사업에 별로 공들이지 않는다. 비야디는 최근 순수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 개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전기차를 개발ㆍ출시하려면 지방정부에 많이 의존해야 한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전기차 제조 주체는 정부가 아니다. 서방국들은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분석할 때 중국 관료들 말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이도 중국의 전기차 현실을 왜곡시키는 요인이다.
완 부장은 자국의 전기차 시장이 발전하려면 정부가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산업 부문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기차 구매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임시 지원책"이라면서 "전방위적인 정책 지원이 전제돼야 중국의 도로 위를 달리는 전기차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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