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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형 사무장병원 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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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바지 원장을 앞세워 영리를 목적으로 병원을 운영하는 이른바 ‘사무장병원’이 기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특히 요양병원이 범죄 유혹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김형렬)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정모(50)씨를 구속 기소하고, 장모(67·의사)씨 등 바지 원장 5명과 투자자 정모(68)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달아난 공범 1명은 기소중지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4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투자자를 끌어 모아 서울 일대에 6개 요양병원을 세운 뒤 바지 원장을 앞세워 운영하고, 병원 수익금을 투자자들과 나눈 혐의를 받고 있다. 의료법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해 10월 이들 병원이 한 그룹처럼 움직이는 정황을 포착해 검찰의 수사를 도왔다. 공단은 이들 병원에 지급된 건강보험료 1200억원 상당을 모두 환수할 예정이다.

모 요양병원 원무과장 출신인 정씨는 2004년 서울 동작구에 있는 병원을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당시 건물주인이던 부동산 임대업자를 투자자로 끌어들여 함께 판을 키워온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 국적의 정씨는 수개월간 도피 행각을 이어가다 붙잡혔다.


이들은 연 10~12% 수익을 약속하며 투자자로부터 끌어 모은 돈으로 병원을 꾸민 뒤 월급을 쥐어주며 의사들을 원장으로 앉혔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의사 장씨의 경우 이들 일당이 세운 병원 3곳에서 차례로 바지 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수익을 챙긴 은행지점장 등 투자자들은 이들 일당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댔고, 일부 투자자의 경우 측근을 병원 직원으로 꾸며 임금을 받는 것처럼 수익금을 챙기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가 운영한 병원들은 각 병상수 134~355개, 최소 65억원부터 80억원의 연 매출 규모를 갖춘 중대형 요양병원들이다. 6개 병원은 직원부터 자금까지 모두 한 몸처럼 움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요양병원의 경우 재활·약물치료 위주로 수술 환자가 거의 없어 의료 사고 위험은 낮은 반면, 환자 수에 비해 의사 인력은 많이 필요하지 않은 점, 간병 사업 등 기타 부수입이 많은 점 등으로 인해 범행 유혹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사무장병원의 규모가 통상의 소규모 의원급에서 중대형 병원으로 커지고, 운영 형태도 기업화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일당의 경우 의료인이 아니라도 설립할 수 있는 의료법인을 만들어 자신들이 세운 병원들을 분원으로 삼으려 시도하기도 했다. 이 시도는 관할 관청이 받아들이지 않아 무산됐다.


주범 정씨의 경우 향후 영리법인 설립이 허용되면 대대적으로 사업을 키울 생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의료법인의 허가·감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영리 추구에 몰입해 환자 치료에 소홀해질 위험이 존재하는 사무장병원이 대형화되고 있음에 주목하고, 향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해 투자자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는 등 의료계의 위법·탈법행위를 지속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정준영 기자 foxfur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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