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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석유왕' 마크 리치 잠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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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불법 석유거래로 미국에서 기소되자 스위스로 도피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1970년대 석유 등 상품 중개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원자재 왕’(King of Commodities) ‘석유왕’이라는 별명으로 미국의 억만장자 마크 리치(Marc Rich)가 26일 스위스에서 타개했다. 향년 78세.


1970년대 '석유왕' 마크 리치 잠들다 마크 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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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리치 그룹은 리치가 스위스 루체른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뇌졸중으로 타계했다고 밝혔다.


리치의 대변인은 “리치의 시신은 27일 이스라엘로 옮겨져 텔아비브에 매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본명은 마르셀 데이비드 라이크(Marcell David Reich)로 1934년 12월 벨기에 안트워프에서 태어났다. 유대인인 리치는 1940년 나치의 유태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피해 비시 정권하의 프랑스를 거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해 미주리주 캔자스 시티에 정착해 보석가게를 차렸다. 이후 1950년 뉴욕 동부의 퀸즈로 이주했고 그의 아버지는 마대자루 공장을 차렸다.


그는 12곳의 초등학교와 중등학교를 전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버지 밑에서 일하면서 사업기술을 배웠고 석유와 곡물,금속중개업체인 필립브러더스(Philip Brothers)에서 일하면서 상품중개업에 눈을 떴다. 그는 1950년대 이 회사에서 사업 파트너이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함께 사면해준 핀커스 '핑키' 그린을 만났다.


리치는 1974년 자기 이름을 딴 '마크 리치+코'라는 상품 중개회사를 스위스 추크에 차렸다 .리치는 1973~4년 석유위기 때 아랍의 석유수출금지를 피해 석유를 절실히 필요로 하던 미국 기업에 비싼 값에 팔아 명성을 날렸다. 그리고 그는 1979년 이란 혁명후 미국의 제재에도 이란에서 석유를 구매했고 이점에 대해서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그는 오히려 “그들은 내 계약을 존중했다”고 강변하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이날자 부고기사에서 전했다.


그의 고객에는 흑백차별주의를 시행하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니카라과의 산디니스타 정부가 포함돼 있었다. 그는 또 1973년부터 20여 년 간 이스라엘에 석유를 공급했다.


그는 알루미늄과 은,아연 을 매점매석해 돈을 벌었으며, 국제 석유자본의 통제를 받지 않는 석유현물시장을 만드는데 주역을 했다. 그는 강인한 대담함과 면도날 같은 감각 덕분에 ‘투우사’라는 별명도 얻었다.


그러나 1983년 이란이 미국인 인질을 잡고 있을 당시 사기와 조세 포탈, 이란과 쿠바 등 적성국과의 불법 석유 거래 등 65가지 형사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민사 벌금으로 약 2억 달러를 정부에 납부한 뒤 형사기소를 피하기 위해 스위스로 도피했다. 미국 국세청은 그의 체포를 위해 50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었고 미국정부는 오사마 빈라덴과 함께 연방수사국(FBI)의 ‘긴급수배자’ 명단에 올렸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2001년 1월 퇴임 직전 사면 대상 176명에 리치를 넣었는데 당시 리치의 전처 더니스 리치가 민주당 클린턴 진영에 거액의 정치헌금을 기부하고 에후드 바라크 당시 이스라엘 총리를 포함해 이스라엘 고위 관료가 그의 사면로비를 벌인 사실과 맞물려 ‘사면 추문’으로 번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1974년 리처드 닉슨을 사면한 이후 최대 추문이었다.


리치는 미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죽을 때까지 한번도 미국 땅을 밟지 못했고 미국 공작원들도 여러 번 그를 납치하려고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수많은 상품회사와 전문인력을 양성했고 부자였으며 다국적 소유자였다.그는 소규모 자본으로 은행 자금을 빌려 하는 상품중개업을 개척해 훗날 트라피규라,비톨,글렌코어가 본보기로 삼았다. 글렌코어는 '마크 리치 앤 코'가 떨어져 나간 회사였으며 글렌코어엑스트라타의 이반 글라센버그 CEO는 그의 회사에서 석탄중개를 맡은 인물이었다. 미국의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그의 순자산 가치를 25억 달러로 추정했다.



말년에는 본인이 설립한 4개의 재단을 통해 1억50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자선활동을 펼쳤다.


임종때 그의 곁에는 이스라엘과 스페인,벨기에 여권이 있었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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