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휴일인 지난 23일 서울 수송동 국세청 지하 주차장.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차들이 빼곡하다. 주말에 국세청을 찾는 민원인은 없다. 모두 직원들 차다. 국세청장의 차도 눈에 띄었다. 청장도 출근을 했다는 얘기다.
김덕중 국세청장이 주말을 반납한 지는 오래다. 지난 3월 청장 취임 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주말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벌써 13주째다.
청장이 주말에 출근을 하다보니 국ㆍ과장들 또한 주말을 반납하는 분위기다. 청사 관리자는 "주말에 들어오는 차가 전임 청장 시절보다 더 많아졌다"고 귀띔했다.
김 청장은 내달 4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지하경제 양성화, 조세피난처 명단 공개 등 굵직한 현안들이 많았다. 그간 90여일을 어떻게 지냈는지 모를 정도로 훌쩍 지나갔을 법하다.
이런 그에게 요즘 최대 고민거리는 세수(稅收)다. 경기 침체로 인해 세수가 평년에 비해 급격히 줄었다. 지난 4월까지 국세청이 걷은 세금은 모두 70조5000억원.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조7000억원이나 줄었다.
경기 상황이 악화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다. 그러나 나라 살림의 밑거름인 세수를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경기 탓만 하며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 청장은 평일엔 오전 6시10분을 전후해 어김없이 본청에 들어선다. 직원들 중 가장 먼저다. 1시간 가량 체력을 다진 후 곧바로 업무를 시작한다고 한다.
일과시간에 국ㆍ과장들은 청장실에 수시로 불려간다. 물론 최근엔 세수가 중점 체크 대상이다. 세세히 묻는 김 청장의 스타일을 알고 있는 국ㆍ과장들은 예상 질문들까지 따로 뽑아 숙지한 후 청장실에 들어간다. 머뭇거렸다간 다시 호출되기 일쑤다.
내달은 전체 세수 중 가장 큰 비중(30%)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 신고ㆍ납부 기간이다. 무더위에 에어컨도 제대로 못 켜면서 주말까지 반납한 국세청 직원들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 지 지켜볼 일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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