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인원 기자]여야가 국정원과 서해북방한계선(NLL) 공방을 벌이면서 민생법안과 여야가 합의한 경제민주화 등 주요법안의 본회의 처리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야는 법안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오는 25일과 27일, 7월 1일과 2일 등 4차례에 걸쳐 열기로 했다. 24일 현재까지 25일 본회의에 상정된 법안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사실상 폐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밖에 없다.
국회 일정상 이날부터 시작된 상임위의 법안소위를 통과하지 못한 법안은 6월 임시국회 처리가 사실상 어렵다. 여야는 이날 9개 상임위를 가동하지만 주내 처리 가능성이 적다. 국회 운영위는 법안소위를 열어 국회의원 겸직 금지를 포함한 이른바 '특권 내려놓기' 법안을 본격 논의한다.
정무위도 법안 소위를 열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비은행권으로까지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제정안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법 등을 집중 심의할 예정이다. 이번주 소위를 통과해도 상임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소위와 전체회의의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 경우 통상 비(非)회기인 7~8월 이후인 9월 정기국회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본회의 상정으로 가는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는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수사와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3대 법안 가운데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외한 2개 법안이 계류중이다. '프랜차이즈법안'(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 개정안)은 새누리당의 문제제기로 법사위 처리가 일단 보류됐다.
법사위는 여야 합의로 프랜차이즈법을 일단 법사위 전체회의에 계류시킨 뒤 오는 25일 전체회의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국세청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정금융거래정보 보고ㆍ이용법 개정안(일명 FIU법)도 오는 25일 전체회의에서 논의키로 했다.
환노위 법안소위는 근로시간 단축ㆍ정리해고 요건강화ㆍ통상임금 개편 등 노동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법안들을 심의했지만 여야간 신경전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국토교통위는 '리모델링 수직증축' 법안의 처리를 시도했으나 "서울 강남권에만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일부 의원의 반대로 의결하지 못했다. 다주택자 양도중과 폐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영 방안은 야당의 반발 속에 사실상 처리가 무산됐다. 주택바우처 및 행복주택을 도입하는 법안은 최근 발의돼 6월 국회에는 상정되지 못했다.
대리점 계약의 불공정을 시정하기 위한 대리점공정화법안(일명 남양유업방지법)은 정무위에서 제정안과 개정안을 두고 공청회를 열었으나 여야와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팽팽하다. 군(軍) 가산점제 재도입을 골자로 하는 병역법안은 여성계의 강한 반발로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갔다.
지방의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무상보육 예산지원을 늘리는 영유아보육법안도 추가 논의로 가닥이 잡히면서 이달 국회 통과가 어려워졌다. 밀양송전탑 건설 갈등과 관련, 송전탑 건설 지역주민을 지원하는 내용의 '송ㆍ변전설비 주변지역 보상지원법안의 처리도 산업통상자원위에서 처리가 유보돼 9월 국회로 미뤄졌다.
여야는 민생법안 처리지연의 책임을 상대방에 떠넘기고 있다. 이날 최고위에서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미국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으로 세계시장이 요동치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국민들이 많은 불안을 갖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장외투쟁 운운하면서 불안을 진정시키기는커녕 증폭시킨다면 민주당은 외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최경환 원내대표와 손목잡고 갈 것을 다짐했지만 새누리당이 야당의 발목을 잡는데 골몰하면서 여야가 뒤바뀌었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면 왜 정권을 잡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과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양치기 소년이 돼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김인원 기자 holei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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