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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정부·국회·지자체 '불협화음'이 남긴 상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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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수도권 3개 시ㆍ도지사가 손을 맞잡았다. 사방에서 터지는 카메라 셔터 사이로 나지막이 주고받는 대화에선 어려움, 아니 그 이상의 절실함이 묻어났다. 19일 '무상보육 국고보조금 상향' 공동대응을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송영길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한 자리에 모여 보인 풍경이다.


세 지자체장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0~5세 영유아 대상 무상보육의 국고지원을 늘려달라는 요구를 한 목소리로 내기 위한 것이다. 나아가 지자체 재정자율성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채무가 420조원을 넘어 국고보조 확대에 손사래 치는 정부와 '영유아보육법' 통과를 차일피일하는 국회, 뾰족한 수 없이 전전긍긍하는 지자체 이 3자 간 불협화음이 당적도 엇갈리는 세 사람의 회동을 가져왔다.


지자체들의 사정은 매우 다급하다. 우리나라 전체 세원 중 지방세 비중은 21% 수준에 불구하고, 올해 본격적인 무상보육 시행으로 서울ㆍ인천ㆍ경기의 재정 부담이 전년대비 8700억원 가까이 늘어난 형편에서 '대안이 없다'는 호소는 분명 과장이 아니다.

서울시만 해도 올해 지원대상이 21만명까지 늘어 부담해야 할 예산만 7500억원에 이른다. 오죽하면 박 시장이 "8월부터 무상보육이 중단될 수 있다"는 말까지 했겠나 싶을 정도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결국은 정부와 국회가 나서야 한다. 그러나 이 문제에 관한 한 정부와 국회의 책임의식 부족을 탓할 수밖에 없다. 무상보육 확대는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여야 공히 내세운 대선과 총선의 공약사항이었다.


그러나 정부에게선 책임을 지려는 노력이 뚜렷히 보이지 않는다. 국회도 할 말이 없는 처지다. 무상보육 국고보조를 상향조정(서울 20%→40%, 타 지자체 50%→70%)하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여야가 합의해 소관 상임위까지 통과시켰지만 그 후로 넉 달 가까이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 세 사람은 내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세 사람의 답답증을 넘어 이렇게 보육비 지원 문제가 난항을 겪는다면 어린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근심과 걱정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들에게 너무 많은 걱정을 안겨주지 말아야 할 듯하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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