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주당·사회당 합계 의석 수는 여전히 과반 이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그리스 민주좌파당이 연정에서 탈퇴해 그리스 정국 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정을 구성하고 있던 3개 정당 중 가장 의석 수가 적었던 민주좌파당이 연정 탈퇴를 선언했다.
민주좌파당은 지난해 6월 총선에서 17석을 확보한 원내 5당으로 현재 연정 내에서 민주좌파당 소속 각료는 4명이다. 이날 민주좌파당은 연정 내 각료 4명이 물러날 것이라며 향후 연정 지지 여부를 사안 별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좌파당이 연정 탈퇴를 결정한 이유는 최근 공무원 감축과 관련해 연정 내부에서 이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연정이 재정 긴축의 일환으로 최근 공영 헬레닉 방송사(ERT)를 잠정 폐쇄조치한 것과 관련해 민주좌파당은 크게 반발했다. 집권 신민주당 소속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최근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당수, 민주좌파당의 포티스 쿠벨리스 당수와 세 차례나 만나 ERT 문제 해법을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 했다.
쿠벨리스 당수는 사마라스 총리가 연정 파트너들과 조율도 없이 미디어를 통해 정책 내용을 공개했던 것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긴축 조치를 이행, 공무원을 올해 말까지 2000명, 내년 말까지 1만1000명 이상 추가 감축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민주좌파당의 탈퇴가 오히려 연정이 긴축 조치를 이행하는데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민주당과 사회당의 합계 의석 수가 153석으로 전체 300석의 과반이 넘기 때문이다.
민주좌파당의 연정 탈퇴 소식에 그리스 주식시장은 급락했다. 이날 아테네 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6.11% 급락한 830.01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민주좌파당이 연정에서 탈퇴하면서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가 외무장관 겸 부총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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