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추천합니다
#그 동안 햄버거 빵 속에 감춰진 고기 찾느라 짜증냈던 당신이라면.
◆한 줄 느낌
#맛은 1955년, 가격은 2013년.
#미국 맥도날드 오리지널 버거는 패티가 굉장히 크구나!
◆가격
#단품 5300원, 세트 6700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To. 로날드
안녕, 로날드 아저씨. 아시아경제초교 2학년 아경이에요. 맞아요. 지난 달 미국맥도날드 주주총회에서 돈 톰슨 최고경영자(CEO)와 설전을 펼친 한나 로버트슨과 동갑이에요. 그때 그 아이는 맥도날드 음식을 먹고 싶게 만들려는 속임수를 쓰지 말아달라고 말했었다죠. 우리 9살 꼬마들은 건강한 식생활을 가져야한다면서요. 하지만 톰슨 CEO는 맥도날드의 메뉴들이 비만의 원인도 아닐 뿐더러 건강메뉴도 다양하게 출시하고 있다고 얘기해주셨어요.
그걸 보며 생각했어요. 햄버거는 정말 정크푸드일까. 원래 햄버거의 시초는 우리나라의 비빔밥처럼 단기간 내 빨리 식사를 끝마치기 위해 오랜 시간을 거치며 만들어진 음식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햄버거는 비빔밥이다'라고까지 얘기하는 교수님도 봤어요.
그렇게 따지자면 원래 스테이크와 빵, 샐러드를 코스별로 따로따로 먹던 것을 햄버거는 빵 두개 사이에 이 모든 재료를 넣어 한입에 먹도록 한 것일 뿐이잖아요? 그런데도 왜 따로 먹으면 '코스요리'가 되고 햄버거로 만들어먹으면 정크푸드가 되는 걸까요.
그래서 이번에 나온 '1955버거'를 먹어봤어요. 미국 정통 오리지널 버거이고 맥도날드가 처음 문을 열었던 1955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버거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겼죠.
과연 정통 오리지널 버거라더니 기본에 충실한 것 같더군요. 사실 다른 버거들은 온갖 달달한 소스와 양념을 추가해 자극적이긴한데 버거의 깊은 맛이 나지는 않거든요. 역시 버거하면 고기패티가 생명인 것 같아요. 1955버거의 가장 큰 특징은 고기패키가 햄버거빵보다 크다는 거였어요. 두께도 두꺼워 고기패티만 따로 빼서 찹스테이크 요리를 해도 손색없을 정도였으니까요. 빵 속에 파묻혀 패티를 2~3장씩 올려놓아야하는 볼품없는 버거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특히 스모키한 향의 100% 호주ㆍ뉴질랜드산 순쇠고기 맛은 일품이던데요? 바삭한 베이컨과 신선한 양상추, 큼지막한 토마토, 매장에서 즉석조리한 그릴 어니언이 전부인데도 식감이 풍부했어요. 다만 한국인들은 맵고 짜고 달달한 버거를 좋아해 개인별 입맛에는 어떨지 모르겠네요.
그런데 이 버거 단품 하나에 칼로리가 511Kcal이나 된다고 하더라구요. 물론 700Kcal 이상인 짜장면과 설렁탕, 삼계탕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한국인들이 버거 하나만 먹겠어요? 콜라에 감자튀김까지하면 1000Kcal를 훌쩍 뛰어넘던데..그래도 맥도날드는 비만의 주범이 아니라고 하니까요. 앗차, 톰슨 CEO도 맥도날드 메뉴를 먹으면서 살을 9Kg인가 뺐다죠? 그렇지만 매일 운동했다고 하니 어딘가 앞뒤가 연결이 잘 안 되긴 하네요. 답장 바랄게요. 1955버거 잘 먹었어요, 로날드 아저씨.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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