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에서 조만간 유럽산 와인에 붙는 관세가 인상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유럽산 와인을 수입하는 중국 와인판매상들의 물량 확보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4억위안(약 6500만달러)어치의 와인을 판매한 온라인 와인판매상 예마이주(也買酒)는 수 주 내에 1000만위안을 추가로 투입해 유럽산 와인을 대량 입고할 예정이다.
류쥔(劉君) 예마이주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유럽산 와인을 수입하는 모든 업체들이 관세 인상 폭탄을 피하기 위해 와인 수입 절차를 최대한 빨리 마무리지으려 한다"고 말했다. 류 CEO는 "얼마나 많이 관세가 인상될지는 모르겠지만, 60일안에 관세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한 정부 관계자도 관세 인상을 귀띔했다"고 덧붙였다.
중국 와인판매상들이 관세 인상을 염려하는 데에는 유럽연합(EU)의 중국산 태양광패널 반덤핑 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 정부가 이달 초 유럽산 와인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중국 내 와인제조업체들은 유럽산 와인이 지나치게 싼 가격을 경쟁력으로 삼아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불평하고 있다. 중국 수퍼마켓에서는 3달러짜리 스페인 와인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억6600만리터의 와인을 수입했다. 와인 수입량은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중국이 지난해 수입한 와인 가운데 프랑스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8%다. 호주(13%), 스페인(10%), 칠레(8%), 이탈리아(7%), 미국(5%)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유럽산 와인 비중이 65% 이상인 셈이다.
유럽산 와인에 붙는 관세가 지금의 두 배 수준으로 오를 경우 중국의 많은 애주가들이 유럽산 와인에서 다른 지역의 와인으로 갈아탈 가능성이 크다. 상하이 소재 와인수입상인 메이샤(美夏)는 중국이 유럽산 와인에 대한 관세를 인상할 경우 중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칠레와 뉴질랜드가 수혜국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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