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환경오염 정도는 어느 정도일까.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원장 김삼권)은 환경오염 노출에 취약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 8~19세 어린이와 청소년의 유해환경노출 및 건강 실태 파악을 위한 2차년도 조사에 14일 착수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2009년 3월 시행된 '환경보건법'을 근거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생체 내 유해물질 농도를 조사해 정책 수립의 근간이 될 환경보건 수준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기획됐다. 2011년 기획연구 실시 후 2012년 1차년도 조사, 올해 2차년도 조사로 나눠 2년간 본격적인 조사가 진행된다. 전국의 어린이와 청소년 총 836명을 대상으로 1차년도 조사를 완료했다.
이번에 실시되는 2차년도 조사는 현재 조사 준비작업 중으로 6월부터 12월까지 이뤄진다. 1700여명의 전체 조사표본 중 1차년도 조사대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9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조사 과정에는 오염물질 노출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 또는 요 중 ▲납 ▲수은 ▲카드뮴 등 중금속 3종과 ▲비스페놀 A ▲모노-벤젠 프탈레이트(MBzP) 등 프탈레이트 대사체 5종을 분석한다.
비스페놀 A는 플라스틱제품 제조에 널리 사용되며 내분비계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거나 혼란시키는 환경호르몬의 일종이다. 프탈레이트(phthalate)는 폴리염화비닐(PVC) 플라스틱 가소제로서 공업용 및 생활용품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동물의 생식기 기형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792개 문항의 설문조사를 통해 인구·사회·경제학적 특성과 거주 및 생활환경, 농약 등의 유해 환경물질 노출 여부 등이 조사된다. 내분비 기능과 사춘기 발달 정도, 알레르기 피부 반응 등 22종의 임상검사도 실시된다. 모든 조사는 학부모의 동의하에 실시된다. 생명윤리와 개인정보 보호 등 안전 확보를 위해 단국대병원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았다.
환경과학원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환경오염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것을 예방하고, 이를 위한 정책 수립의 근거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경과학원은 이번 조사를 완료한 후 2014년부터는 미취학 어린이까지 조사를 확대해 실시하며 전 연령의 어린이와 청소년을 포함한 조사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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