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공무원들 사기진작 차원.... 시 공무원들 “수당과 인사 이중혜택” 주장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2014인천아시안게임·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자체적으로 시 파견 공무원에 대해 근무평가를 하도록 해 공직사회가 논란에 휩싸였다.
지금도 파견 공무원들에게 많은 수당이 지급되고 있는데 근무평가 점수마저 높게 주면 다른 공무원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아시안게임조직위 소속 공무원에게 승진 점수를 주는 내용의 ‘근무성적평정단위 변경계획’을 6월부터 시행키로 하고 최근 내부 공고했다. 시는 올해 하반기 정기인사부터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시는 아시안게임 개최를 1년여 앞두고 파견 공무원들의 사기진작과 동기부여를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시는 그동안 이들 조직위에 파견된 공무원에게 승진 점수를 부여하지 않는 대신 매월 1인당 100만∼2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해왔다. 아시안게임조직위는 226명, 장애인아시안게임조직위에는 107명의 시 공무원이 파견 근무 중이다.
그러나 시가 조직위에 파견 공무원에 대한 근무평가 권한을 주기로 하자, 시 공무원들은 “수당과 인사란 이중혜택을 주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근무평가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파견 공무원에 대해 보상 차원에서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는데도 근무평가 점수마저 높게 줄 경우, 시 공무원들이 역차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 내부 게시판에는 ‘조직위, 수당도 받고 근평도 받나’라는 내용의 항의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익명의 시 직원은 “대외 행사를 위해 일반 직원들은 희생하고 조직위 직원만 득을 본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별도로 근평을 한다면 조직위 수당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의 한 고위공무원 역시 “민간인과 파견 공무원으로 구성된 조직위에 공무원 근평권한을 주는 것은 민간인이 공무원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모순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공직내부 반발이 거세자 시는 게시판에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조치’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공무원 노동조합과의 면담을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산아시안게임, 인천세계도시축전, 여수세계박람회 등의 경우에도 각 조직위가 별도로 근평을 했던 사례가 있”며 “시 직원들의 불이익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혜숙 기자 hsp0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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