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8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은 사실상 확정됐다. 그래도 방심은 없다. 8개월 전 당했던 푸대접과 수모를 갚아야 한다. 이란과의 최종전. 오직 승리만을 외치는 이유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A대표팀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향한 9부 능선을 넘었다. 1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A조 7차전에서 전반 43분 상대 자책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4승2무1패(승점 14)로 조 선두를 굳건히 지켰다. 12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을 홈에서 4-0으로 꺾은 이란(승점 13)은 2위로 뛰어 올랐다. 반면 우즈벡(승점 11)은 3위로 떨어졌다.
산술적으로 아직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은 100% 결정되지 않았다. 18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홈경기에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자력으로 본선에 진출한다. 그렇다 해도 우즈벡전 승리는 본선행 티켓 예약권이나 다름없다. 3위 우즈벡에 3점 차이로 앞선 데다, 골득실도 +7로 우즈벡(+1)보다 많다. 설령 이란전에 패하더라도, 대패만 당하지 않으면 본선 진출 마지노선인 조2위는 무난할 전망.
최종전 당일 한국이 0-1로 패하고, 우즈벡이 카타르를 5-0으로 이긴다 해도 다르지 않다. 승점과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루지만 다득점에서 월등히 앞선 덕이다. 앞선 7경기에서 한국은 13골을 넣은 반면 우즈벡은 6골에 그쳤다. 물론 우즈벡은 최종전 안방 이점을 안고 있고, 상대인 카타르는 탈락이 확정된 팀이다. 그렇다 해도 경기당 1골을 넣지 못했던 우즈벡이 한 경기에서 5골 이상을 터뜨리기란 쉽지 않다. 만약 다득점까지 같으면 승자승을 비교하는데, 한국은 우즈벡을 상대로 1승 1무를 거둬 역시 유리하다.
오히려 우즈벡은 한국이 이란을 꺾기만을 바란다. 미르잘랄 카시모프 우즈벡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한국은 프로패셔널한 강팀이기에 이란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 믿는다"라며 "이란전에선 오늘보다 더 잘해주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최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오직 이란전 승리만을 외친다. 테마는 복수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이란 원정에서 지독한 홈 텃세에 시달렸다. 이란은 선수단 비자 발급부터 차일피일 미루더니 잡초로 가득한 훈련장을 제공하기도 했다. 심지어 경기 당일 관중들은 경기 중인 한국 선수들을 향해 레이저를 쏘아댔다. 결국 한국은 이란에 0-1로 패했고, 이후 최종예선 일정도 가시밭길이 됐다.
본선행과 별개로, 아시아 축구 맹주로서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서라도 이란전에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최 감독은 우즈벡전 경기 직후 이란전에 대해 "아직 본선행이 확정되지 않았고, 지난 원정에서 진 빚도 갚아야 한다"라며 "이란전 역시 총력전으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이란은 늘 중요한 길목에서 만났던 상대"라며 "앞으로 아시아에서의 판도를 생각해도 이란전은 중요하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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