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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관음증'에 빠진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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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곤녀' 등 모바일메신저 타고 무차별 확산...개인간 유포 단속 어렵고 처벌도 솜방망이

'집단관음증'에 빠진 스마트폰 (본문내용과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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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들어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의 사생활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돼 범죄ㆍ집단 관음증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사례가 급속히 늘고 있다. 개개인의 주의는 물론 사법 당국의 강력한 단속ㆍ처벌과 제도적인 개선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얼마 전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우연히 친구로부터 카카오톡으로 받은 동영상을 열어보곤 깜짝 놀랐다. 한 20대 여성이 상의를 완전히 벗고 하의도 간신히 속옷만 입은 채 한 나이트 클럽에서 봉에 매달려 춤을 추고 있고 팬티만 입은 남성이 바짝 붙어 여성의 가슴을 만지고 있었다. 김씨가 더 놀란 것은 이를 말리기는커녕 그 장면을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 수많은 스마트폰 불빛들이었다. 김씨는 "이런 동영상이 촬영되고 스마트폰을 통해 널리 퍼졌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라며 "사람들이 죄의식도 없이 집단관음증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동영상은 최근 '옥타곤녀'라는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례는 일각에 불과하다. 한 건설업자의 강원도 원주 별장 성접대 동영상, 4월 초 종교 관련 여대생이 알몸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촬영한 동영상, 지난해 말 검사 성추행 여성 피해자 사진, 미스코리아 출신 유명 방송인 성행위 동영상 등 잘 알려진 '집단관음증'의 사례들 외에도 성관계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협박ㆍ폭력을 일삼는 일이 관련 범죄의 '단골 메뉴'가 되고 있다.


5월부터 이달말까지 이런 문제에 대해 '기획 상담' 중인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이같은 동영상ㆍ사진 등의 유포는 대체로 '스토킹'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 'S여대녀' 파일처럼 헤어지는 연인에 대한 보복의 수단이나 지속적인 협박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배포 경로는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유포한 것들이 P2P 등 파일 공유 프로그램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대중적으로 확산되는 사례가 많다. 최근 들어선 단지 '즐기기 위해' 유포되는 것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룻밤 즐기기 위해 만난 후 촬영한 것, 또는 '옥타곤녀' 동영상처럼 클럽 등에서 촬영된 것들이 무차별적으로 퍼지고 있다.

자신과 관련된 동영상 등이 유포되고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피해자들은 그야 말로 '멘붕' 상태에 빠진다. 이선미 여성민우회 간사는 "협박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 주변 사람들이 먼저 알게 되는데, 피해자들은 모든 대외 활동을 중단한 채 대인공포증 등 '공황 증세'를 겪는다"며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을 상실했다는 절망감, 또 길을 가다 만난 이들이 자신을 알아 볼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문제는 단속이 어렵고 처벌이 미미하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의 특성상 개인간의 유포는 사실상 추적ㆍ단속이 기술적으로 어렵다.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동영상이 오갈 경우 5~6일 이내에 관련 정보가 모두 삭제돼 경찰의 압수수색 등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속이 집중될 때는 조용히 있다가 시간이 지난 후 올리고 내려받는 지능범들도 많다. 게다가 피해자가 목격하고 신고하지 않으면 단속할 근거가 없다. 단속되더라도 "메모리 카드를 우연히 잃어 버렸다"는 식으로 빠져나가면 기껏해야 벌금 등의 처벌에 그칠 뿐이다.


이 간사는 "지난 1월부터 법이 개정돼 동의해서 촬영한 동영상이라도 함부로 유포하면 처벌하도록 법이 바뀌었지만 현실에서 얼마나 저지력을 가질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아무리 친하고 허물없는 사이라도 사생활을 촬영하는 것은 삼가고 조심해야 하며, 경찰 등 사법 당국도 강력한 단속 의지를 갖고 미흡한 법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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