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홍콩의 아파트 가격 인하 방안을 놓고 전문가들이 갑론을박하고 있다.
홍콩의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0일 홍콩 주택당국 관리들이 아파트가격을 20% 정도 인하하기 위해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자 부동산 전문가들이 사회주의 할 것이냐며 반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홍콩 정부기구인 장기주택정책운영위원회(Long Term Housing Strategy Steering Committee)의 비상임 위원인 스탠리 웡 웬 파이는 9일 “지난해 이후 아프트 가격이 23% 오른 만큼 20% 하락은 크지 않고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시장에는 수요와 공급간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홍콩 등기소는 지난달 5288건의 부동산 매매와 구매계약 등록 신청을 받았다.이는 1년 전에 비해 53% 감소한 것이지만 4월에 비해서는 20.5%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주택용 부동산 거래는 24.8% 증가한 4276건을 기록했다.
홍콩정부는 그동안 부동산 시장 과열을 막기위해 3년이내 매도 부동산에 대해 15%의 특별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고 생애 최초 구입자 이외의 부동산 매수자에는 인지세(취득등록세에 해당)를 두 배로 올리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그는 “이들 조치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최소한 합리적으로 떨어지거나 조정되기를 바랬다”고 설명했다.
웡웬 파이 위원은 이어 “홍콩 정부는 부동산 시장이 식지 않는다면 제2의 부동산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금지나 인지세 인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콩 부동산 업계는 스탠리 위원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자칫 사회주의 경제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보이고 있다.
홍콩의 대표 부동산 중개업체인 센터라인(Centaline Property Agency)의 연구소의 웡 룽 싱 대표는 “ 정부가 부동산 가격 규제책을 도입한다면 투자자들에게 홍콩은 자유 시장경제가 아니라 사회주의라는 인상을 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홍콩의 부동산 가격 고공행진은 미국과 같은 나라의 양적완화 때문에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부동산 중개업체인 미드랜드 리얼티 관계자는 “정부는 아파트 수요를 억제하기보다는 신규주택 공급을 늘리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면서 “신규 주택과 기존주택 공급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가격은 더 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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