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 회장 내정자에 재신임 묻기..'새판짜기' 금융지주·계열사로 이어질 듯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리은행의 주요 임원 30여명이 5일 일괄 사표를 제출한다. 우리은행장을 겸직하는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신임을 묻기로 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에서 시작해 금융지주 및 각 계열사로 이어지는 '인사 태풍'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표 제출 대상은 김양진 수석부행장을 비롯한 부행장 11명과 상무 11명 등 본점에 근무하는 본부장(대우)급 이상 임원 30여명이다. 일선 영업본부장은 이번 사표 제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임원들의 사표 제출은 이 내정자의 인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이 내정자는 오는 14일 주주총회를 거쳐 회장에 취임한 뒤 임원들의 사표를 선별 수리하고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은행 임원들의 경우 이 내정자와 2년여 간 손발을 맞췄고 본인이 직접 발탁한 인사들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교체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일부 바뀌는 임원은 있겠지만 이 내정자가 행장으로 함께 일했던 임원들이라는 점에서 사표 수리는 소폭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에서 시작된 '새판짜기' 작업은 우리금융지주와 각 계열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금융지주 임원 7명과 계열사 대표 등도 조만간 이 내정자에게 사의를 밝힐 예정이다. 민영화 추진을 앞두고 조직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주사의 경우 임원이 대폭 교체되고 수도 절반가량으로 줄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 내정자가 지주 조직의 역할이 계열사와 겹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봤던 만큼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조직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13개 계열사 대표들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우리FIS, 우리PE 등 임기가 만료된 계열사 대표에 대한 후임 인사가 일제히 이뤄지고 임기가 남아 있는 경우에도 민영화 추진에 따른 매각 작업을 잘 진행할 수 있는 내부 전문가 위주로 교체될 수 있다. 이 내정자 역시 "계열사 인사는 빠른 시일 내에 하는게 맞고, 반드시 전문성 가진 분이 CEO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우리은행은 4일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우리은행장을 겸직하기로 한 이 내정자의 행장 임기를 2014년 3월에서 12월 30일로 연장해 맞추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5일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확정한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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