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어렸을 때부터 흰색 해군제복을 동경했다. 멋진 옷을 입게 된 만큼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마린보이' 박태환(인천광역시청)이 바다를 수호하는 해군 홍보대사로서 남다른 포부를 전했다.
박태환은 31일 경기도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해군 알림이로 위촉됐다. 자리에는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해군 장병, 박태환 팬클럽 소속 회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익숙한 수영복 대신 해군장교 정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낸 그는 "흰색을 특히 좋아하고 예전부터 해군 군복을 입은 장병들이 멋있다고 생각했다"며 "수영 선수로서 해군 홍보대사까지 맡게 돼 좀 더 특별한 인연이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해군은 "박태환은 강한 정신력과 의지로 수영 불모지인 한국을 세계 정상으로 이끌었다"며 "'마린보이'란 애칭으로 국민들에게 사랑받는 친근한 이미지 역시 해군이 추구하는 '필승해군 호국해군'에 어울린다는 판단을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박태환은 이날 첫 행사로 북한의 도발에 피격된 천안함을 견학했다. 박성배 해군본부 정책실장(준장)의 주도 아래 순국선열을 기리는 묵념을 마치고, 파손된 함체를 지켜봤다. 설명을 들으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그는 "뉴스를 통해 천안함 사건을 접했지만 막상 현장에 와보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홍보대사로서 더욱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곧바로 강감찬호에 마련된 위촉식 현장으로 발길을 옮긴 박태환은 최윤희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홍보대사 위촉패와 위촉장, 거북선 모형 등을 전달받고 답례로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 착용한 유니폼과 수영모를 선물로 건넸다.
해군과의 남다른 인연도 소개됐다. 박태환은 10살 때인 1999년 서울에서 열린 제27회 해군참모총장배 전국 수영대회 자유형 100m와 개인혼영 200m에서 대회 신기록으로 우승한 바 있다. 최 참모총장은 "박태환이 해군의 기를 받아 수영으로 세계 정상에 등극했다"라고 운을 뗀 뒤 "우리도 그 업적을 이어받아 세계 바다를 제패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박태환은 "국제대회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둬 대한민국 해군의 강하고 멋진 모습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화답했다.
군 장병 및 팬클럽 회원들과 일일이 기념 촬영을 하고 사인회를 마친 박태환은 참수리-357호정 견학과 제2연평해전 전적비 참배를 끝으로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해군은 향후 박태환이 해군 모병용 사진 및 CF 모델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고 각종 행사 초청해 홍보대사 역할을 수행토록 할 계획이다. 또 지난 2012년 1호 해군 홍보대사로 위촉된 골프선수 최나연(SK 텔레콤)과 박태환이 함께 하는 'NAVY STAR DAY'도 추진할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