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최근 감사원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농협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세청의 세무조사까지 시작됐다. 농협에 새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나랏돈 5조원을 들여 농협 개혁의 핵심으로 거론돼 왔던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농협은 '옥상옥'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개혁의 의지가 결여돼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잇따른 전산마비 사태와 최근 '권력암투설' 등 추측이 난무하며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을 포함 농협 최고 경영진 5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정부가 금감원, 감사원, 국세청 등 권력 기관들을 총 동원에 '농협 군기잡기'에 돌입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먼저 나선 부처는 감사원이다. 감사원은 지난 3~4월 농협에 대한 감사를 벌였다. 지난 3월 4일부터 22일까지 농협 금융에 대한 예비조사를 한 뒤, 다음달인 4월 1일부터 19일까지 감사인원 10여명을 투입해 실지 감사를 실시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이 투입됐다. 농협은 2011년 대규모 전산마비 사태를 겪은데 이어 올해 또 다시 전산사고가 발생해 금감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농협은 2년 전 해킹 공격 때 내ㆍ외부 전산망을 분리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드러났는 데도 아직까지 이를 개선하지 않아 여론의 질책을 받았다. 금감원은 경영진이 전산 보안조치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면 철저히 책임을 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주 초엔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시작하며 농협을 압박하고 나섰다. 이번 세무조사가 4~5년 만에 실시되는 정기 세무조사라고는 하지만, 지난해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 이후 처음 실시된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에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감사도 예정돼 있다. 농협을 관리ㆍ감독하는 농식품부는 이번 감사를 통해 정부 지원금이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지 등을 중점 감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 감사원, 금감원, 국세청 등 권력 기관의 잇따른 조사가 정부의 압박과는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농협 안팎에선 이를 관련지어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감사원이나 국세청이 농협 개혁의 필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해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창립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맞고 있다"며 "경기 침체의 여파로 사업 실적도 좋지 않은데, 다른 악재까지 겹쳐 사실 직원들이 많이 위축돼 있다"고 전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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