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동 조합 "무상지분 '65평' 협상안 제시" vs 20·21동 "68평 이하는 수용못해"
[아시아경제 김창익 기자]무상지분 3평을 두고 불거진 주민 갈등이 한 아파트단지의 '따로 재건축'이라는 기형적 모델을 낳았다. 주인공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1차. 도로를 사이에 두고 갈려있는 주민들은 분리재건축에서 통합추진으로 바꿨다가, 최근 또다시 분리 재건축을 최종 선택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반포1차 1~19동 재건축조합은 20ㆍ21동 주민들이 무상지분 214.5㎡(65평ㆍ이하 분양면적 기준)를 받아들일 경우 통합재건축을 하겠다는 최종 협상안을 최근 제시했으나 20ㆍ21동주민들이 이를 거부, 통합재건축이 또다시 무산됐다.
20ㆍ21동 주민들은 무상지분 224.4㎡(68평) 이하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무상지분은 재건축 후 추가분담금을 내지 않고 이주할 수 있는 평형으로 3평의 차이를 좁히지 못해 통합재건축이 결국 물건너간 셈이다.
1~19동 재건축조합은 20ㆍ21동이 협상안을 받아들일 경우 오는 29일 조합총회를 열고 통합재건축 추진을위한 '조합설립변경안'을 승인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협상이 결렬되면서 안건 상정을 할 수 없게 됐다.
한형기 조합장은 "20ㆍ21동이 '무상지분 65평안'을 수용하고 아파트 진입로를 차단하고 있는 화단을 철거할 경우 통합재건축을 하겠다는 주민동의를 받아놓은 상태"라며 "20ㆍ21동 주민들이 68평을 고수한다면 통합재건축 안건을 총회에 상정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재건축 일정을 감안할 때 5월 중 막판 타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통합재건축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4ㆍ1 대책 관련 양도세 면제 수혜를 위해서는 오는 10월 중에는 일반분양을 해야 하는 데 통합재건축을 위해 건축심의 등 인ㆍ허가 절차를 다시 밟으려면 적어도 수개월 가량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상지분을 둘러싼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데다 양측이 통합재건축 논의 과정에서 서로 감정의 골이 깊이 패여 막판 타협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 아파트는 92~175㎡(27~53평) 21개동 총 790가구 규모다. 겉으로는 한 울타리안에 있는 한 단지지만 1977년 6월 입주한 1~19동(92~109㎡)과 5개월 뒤 준공한 20ㆍ21동 50가구(175㎡)는 번지수가 서로 다르다.
10여년 전부터 재건축을 추진해 온 신반포1차는 1~19동과 20ㆍ21동간 무상지분을 놓고 갈등을 빚다 결국 분리재건축을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따라 1~19동은 지난 1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후 현재 철거작업을 진행하는 등 재건축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반면 20ㆍ21동은 수익성 때문에 재건축을 추진하지 못하게 되자 1~19동 조합과 통합재건축을 위한 협상을 벌여 왔다.
최상길 20ㆍ21동 주민대표는 "지분율대로 할 경우 79평을 받아야 하는데 통합재건축을 위해 11평을 양보한 것"이라며 "65평을 받고 재건축을 하느니 따로 리모델링을 하는 편이 낫다는 게 주민들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김창익 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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