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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중기청장 "新국산1호제도 도입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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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창조경제 해법, 한정화 중기청장에 듣는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
사업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게 도와야
창업 경험자에 대기업 채용 인센티브
벤처 패자부활제 실질적 대책 마련


[대담=이정일 산업2부장, 정리=이은정 기자, 사진=윤동주 기자] "창조경제를 성공적으로 실현하려면 시장을 만들어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구매력을 갖춘 시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니까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정부가) 손해를 감수하고 국산 제품을 구매했던 '국산1호' 제도를 창조경제 시대에 맞게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이유입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이 꺼내든 '국산1호'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다. 창조경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해법인 게다. 10여년간 중소기업 연구를 해온데다 벤처창업에 대한 간접 경험은 그가 내세우는 '중기강국'의 이론적 배경이다. 중기청장에 취임하면서 이를 실천할 기회를 얻었다. 지난 14일 여의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를 실천할 해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한정화 중기청장 "新국산1호제도 도입하자 " 한정화 중기청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창조경제의 성공적 실현을 위해 신 국산 1호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사진=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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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적 명품 구매촉진제 검토…창조경제 시장 만들겠다


"지금 세계 1위인 조선업만 하더라도 산업 초기였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 외국에선 전혀 관심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국산1호기제도에 따라 한국 정부가 먼저 배를 샀고 '정부가 산 배'라고 하니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죠. 그 덕분에 조선업이 오늘날 세계 1위가 된 것입니다."


한 청장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이 같은 국산1호기 제도를 현실에 맞게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방벤처, 농업벤처, 에너지벤처, 환경ㆍ문화 벤처 등의 분야에서 정부시장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가 말하는 '정부시장'이란 정부가 민간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아우른다. 그는 "현대판 국산1호기 제도를 '창조적 명품 구매촉진제'와 같은 이름을 붙여 창조경제만을 위한 정부시장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 시장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 공기업 등도 참여하는 상생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경제 시장 조성을 위해 구매조건부 기술개발제도의 확대도 검토 중이다. 구매조건부 개발과제란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 의욕을 높이고 안정적인 판로 확보를 위해 대기업, 공공기관 등 수요처가 3년간의 구매 의사를 미리 밝히고 기술개발ㆍ경영안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 청장은 "부처간 협업을 통해 구매조건부 기술개발 시장을 10조원 규모로 키우면 우리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달라진다"며 "한국 정부나 대기업이 레퍼런스(추천)를 해주고 중소기업이 3년을 버틴다면 성공확률도 그만큼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창업벤처 후속책 '패자부활제' 하반기 내놓겠다


한 청장이 창조경제 시장조성 만큼 애정을 갖고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책은 '패자부활제'다. 실패한 기업인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기술과 경험 등 사회적 자산이 사장되지 않도록 도덕적 해이가 없는 정직한 실패에 한해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 벤처패자부활제도가 운영 중이지만 심사 과정이 까다롭고 요건이 엄격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많다.


그는 "창업이 늘면 실패기업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는 데 이럴 때 일수록 퇴출장벽을 완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패를 하더라도 개인의 실패에 따른 후유증을 최소화 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숭이론'을 덧붙였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떨어져도 원숭이지만 사람은 한번 사업을 실패하면 사람 취급을 못받는" 척박한 국내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창업실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는 패자부활제를 하반기께 발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패자부활제는 법정관리 등 정책적 지원을 통해 퇴출장벽을 완화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만들어진다.


패자부활제를 정부 주도로 한다면 대기업 등에선 창업스팩 인센티브제를 도입해 창업실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게 한 청장의 생각이다. 그는 "빌 게이츠가 실패 기업에 몸담았던 사람을 임원으로 뽑는 것처럼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서 경력사원 채용시 창업스팩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파격적인 아이디어도 내놨다. 이 모두가 창업실패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창업자금의 과잉공급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일부 투자하더라도 감시와 멘토링 역할을 할 전문 엔젤투자자가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다 하려고 하면 실패의 도덕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만큼 전문 엔젤투자자, 시장이 모니터링을 하고 서포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중기 강국의 해법은 역시 현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직원들 사이에선 '아이디어 뱅크'로 통한다. 그는 글로벌시장형 창업 R&D 사업, 벤처ㆍ창업 자금생태계 선순환 방안, 수출 중소기업 10만개 육성, 민ㆍ관 공동 R&D협력펀드 등 굵직한 정책을 취임 2개월만에 줄줄이 쏟아냈다.


지난달 12일 취임 후 처음으로 찾은 중소기업 현장에서도 한 CEO가 "TV 드라마에 나오는 중소기업의 모습이 왜곡돼 있다"는 푸념을 하자 즉석에서 중소기업의 본모습을 담은 TV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중기청은 이 아이디어를 현실화시켜 중소기업 현장을 진솔하게 그려낸 TV다큐멘터리를 제작할 방침이다.


한 청장이 아이디어 뱅크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지난 10여년과 학계와 재계에서 두루 경험을 쌓은 덕분이다. 1977년 현대중공업 기획관리실에서 잠시 근무한 뒤 KAIST(한국과학기술원)로 옮겨 11년 동안 연구원 생활을 했다. 1999년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로 임명됐으며 이후 한국벤처연구소 소장, 한국전략경영학회 회장,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한국벤처산업연구원 원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중소기업 진흥 특별본부에서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소기업 발전 5개년 계획' 수립에도 기여했다.


현장도 한 청장에게 중요한 아이디어 제공지다. 그는 중기청장 취임 후 하루에도 몇 번씩 서울과 대전을 오가며 쉴틈없이 일하는 중에도 현장을 빠지지 않고 찾는다. 그는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살아있는 중소기업 정책이 나온다"면서 "직원들에게도 늘 현장을 강조, 진정성이 있는 정책을 만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정화 중기청장은(약력)
▲1954년 광주 출생 ▲1973년 중앙고 졸업 ▲1977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88년 미국 조지아대 경영학박사 ▲1977년 현대중공업 기획관리실 ▲1978~1981년 한국과학기술원 경제분석실 연구원 ▲1999~2013년 3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2005~2006년 한국중소기업학회 회장 ▲ 2007~2009년 한국벤처산업연구원 원장 ▲2009~2010년 코스닥상장심사위원회 위원장 ▲2013년 3월~중소기업청장(현).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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