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서울시교육단체협의회가 서울시교육청의 국제중 비리 감사 발표를 비판하며 국제중 폐지 재검토와 전면 재감사 실시를 주장하고 나섰다.
20일 오후 서울시교육단체협의회는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의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 감사 결과에 대해 부실 감사라며 몇 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감사는 특정 학생의 입학을 위한 입학 전형 서류 무단 폐기와 성적 조작 등의 정황은 밝혀냈지만 특정 학생과 해당 교사가 누군지는 밝히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편입학을 위해 학부모가 낸 뒷돈 대가와 뒷돈 대가를 지시한 출처도 전혀 밝히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협의회에 소속된 전교조의 조남규 서울시 지부장은 “시교육청이 비리를 저지른 영훈학원 이사장에 대해 ‘임원취임승인취소’ 처분을 내린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이사장이 바뀌어도 친인척이 그 자리를 메꿀 것이므로 아예 관선이사를 파견해서 비리의 근본을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은 “학부모들의 제보에 따르면 대원중에 영훈중보다 부유층 자녀가 더 많고 비리 의혹도 더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원측이 문용린 교육감을 후원하여 당선을 도왔기 때문에 시교육청이 대원중에 부실 수사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오전 시교육청은 영훈학원과 소속학교에 대한 감사로 지적된 31건 중 입학전형 관련 성적 조작, 학교회계예산 목적외 사용, 시설공사 부당 및 공사비 과다 지급, 임대보증금 횡령, 명예퇴직금 부당 수령 등에 대하여 관련자 11명을 검찰에 고발했으며, 10명을 파면 등 징계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또한 입학전형 채점표 무단 폐기, 입학 전형 부정 등 19건의 부당 행위가 지적된 대원학원과 소속학교에 대해서는 3명을 중징계 요구했다.
부정 입학한 특정 학생과 학부모를 밝히지 않았다는 비판에 시교육청은 “영훈중과 대원중 입학 전형에서 1차 채점 자료가 모두 폐기 돼 수사 결과가 정확하지 않아 구체적인 정보 밝힐 수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국제중 폐지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로 드러난 문제 때문에 국제중 지정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아직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할 부분도 남아 있고, 지정 취소하려면 2015년 상반기에 있을 운영평가 때까지 우선 기다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정 취소를 하려면 관련 법령에 따라 5년마다 실시되는 국제중 운영 성과 평가에서 ‘목적을 달성하기 불가능하다’고 평가된 경우에 한해서만 지정을 취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은 기자 muse8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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