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보수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이용자들의 인식이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누리꾼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며 고소해야 한다고 비판해 논란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사진을 인용해 조롱하면서다. 한 일베 회원은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들이 널브러진 채 얼굴만 천으로 감싸진 사진을 보고 "애미야 홍어 좀 밖에 널어라"라고 조롱했다. 태극기로 감싼 희생자들의 관이 놓여져 있는 사진에는 '홍어가 포장된 택배상자'로 비유했다.
고개를 숙인 채 군인들의 검문을 받고 있는 시민들 사진에 대해선 "어느 물건이 더 싱싱하려나"라는 제목을 달고 "5월 18일 주말을 맞아 광주 수산시장을 찾은 많은 주민들이 진열돼 있는 홍어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홍어'는 온라인에서 전라도 사람을 비하할 때 쓰는 은어로 일베에서 흔히 등장하는 용어다.
이에 대해 트위터 등을 중심으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mrg******)는 "엄연한 역사적 진실을 왜곡·비하하는 막가파식 작태가 가당찮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이용자(@nj_****)는 "일본의 아베 총리 일당들과 차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난글은 트위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베 게시물이 알려지자 5·18 유가족회 관계자는 "비방하는 글들이 너무 많이 올라와 힘들고 마음이 아프다"며 "사실을 갖고 말하지 않고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으로 희생자들을 폄훼하는 것은 도가 지나치다"고 밝혔다.
광주시청의 한 관계자는 "악성 게시글을 5·18 기념재단과 교육청 등과 공유하면서 대처방안들을 강구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법적대응팀을 구성해 심각한 왜곡을 일삼는 이들에 대해 강력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일자 게시물을 올린 일베 회원들은 게시글을 자진 삭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게시물을 캡처해놓고 증거로 제출해 고발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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