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홀마다 엇갈리는 바람이 변수다."
SK텔레콤오픈(총상금 10억원)의 격전지 제주도 서귀포의 핀크스골프장(파72ㆍ7361야드)은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국내 최고의 명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곳이다. 클럽하우스에서 멀리 서귀포 앞바다가 보이고, 주위에는 산방산이 어우러져 경관 자체가 한 폭의 수묵화다.
선수들에게는 그러나 곳곳에 '덫'이 도사리고 있어 잠시라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곳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난 샷은 당연히 러프가 응징한다. 2008년 유러피언(EPGA)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에서 그래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이 무려 24언더파를 작성하자 자존심이 상한 골프장 측이 '독'을 품고 러프를 길러 이듬해 통차이 자이디(태국)의 우승 스코어를 4언더파로 낮출 정도였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을 연상시키는 '유리판그린'도 유명하다. 여기에 제주 특유의 '한라산 브레이크'까지 작동하면 '3퍼트'가 쏟아질 수 있다. 최경주(43ㆍSK텔레콤) 역시 연습라운드 후 '그린플레이'에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한라산 브레이크를 지나치게 의식해 오히려 역효과가 났다"며 "그린을 정밀하게 측정해 자신있는 퍼팅을 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이 '바람과의 전쟁'이다. 제주 특유의 기후 여건상 적어도 하루나 이틀은 강풍을 극복해야 한다. 홀이 서로 엇갈리게 배치된 코스 설계상 한 홀이 순풍이면 다음 홀은 반드시 역풍이 분다는 점도 눈여겨봐야할 대목이다. 선수들은 매 샷 마다 클럽 선택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고, 바람 속에서 효과적인 '넉다운 샷' 등 고난도 샷으로 단단하게 무장해야 한다. 기상청은 17일 오후와 18일 오전 비를 예보하고 있어 어쩌면 수중전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제주=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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