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어느 순간부터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 아쉬울 때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서울 삼성의 포워드 이규섭이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15일 오전 서울 논현동 KBL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6년 농구인생을 마감했다. 이날 회견에는 이성훈 서울 단장과 김동광 서울 감독을 비롯해 조성민·임동섭 등 동료들이 참석해 그를 배웅했다.
이규섭은 2000년 1라운드 1순위로 삼성에 입단해 총 11시즌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한 프렌차이즈 스타. 포스트업과 정확한 3점 슛을 앞세워 데뷔 첫해 신인 선수상을 수상했으며, 팀의 2000-2001시즌 통합 우승과 2005-2006시즌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전승 우승에도 공헌했다. 프로 통산 기록은 574경기 평균 10.3득점 2.6리바운드, 1.2어시스트 0.5스틸.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 국가대표팀에서도 맹활약했다.
이규섭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축하받을 일이라 생각한다"라며 "단순히 한 구단에서 오래 뛴 것 뿐 아니라, 오고 싶었던 구단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고 은퇴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아쉬움보다는 기대감을 갖고 앞으로 (지도자로서) 많이 공부하고 노력해 이 길을 더 가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느 순간부터 나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라며 "기량에 맞는 몸상태 등 여러 가지를 고려했고, 결국 아쉬울 때 여기서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은퇴 배경을 담담히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기자회견 내내 눈가를 촉촉이 적시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구단의 지원을 받아 미국으로 지도자 연수를 떠날 계획이다. 이규섭은 "아직 어떤 지도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기회가 된다면 여러 분야를 공부해 아래부터 천천히 올라가 좋은 지도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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