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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 과정, 영어 관련 예산..국어의 '160배'..영어편식교육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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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15일은 스승의 날이자 세종대왕 탄신일이다. 세종대왕이 고안한 '한글'을 다시금 되새겨보는 날이다. 요즘 우리 말은 외래어, 비속어에 오염되고 정체 모를 변형들로 찌들었다. 우리 교육 현실마저 영어 편중 현상이 심화될 정도로 왜곡돼 있다. 영어는 외국어다. 사교육이 영어 일색으로 바뀐 지 오래다. 유아 및 공교육 과정에서조차 영어교육이 국어교육을 앞지르고 있다. 곳곳에서 영어교육에 대한 폐단이 속출하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마저 보이지 않는 상태다. 교육 과정별 영어교육 실태 및 편중 현상을 살펴보면 교육 불균형 현상이 어느 정도인 지를 알 수 있다. 영어교육 실태를 알아 본다. <편집자 주>


 
◇한달 교습비 150만원 넘는 영어 유치원 수두룩=유치원은 원칙적으로 교육과정에 영어과목이 편성돼 있지 않다. 즉 영어교육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 방과 후 활동시간에 영어수업을 한다. 이와 별도로 영어유치원이라는 사설 학원마저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다. 영어유치원은 정식 유치원이 아닌 사설학원이므로 교과과목을 법적으로 제재하지 못 한다.

개중에는 버젓이 '유치원' 간판을 내걸고 영업하는 곳도 있다. 2011년 서울시 교육청이 '유치원' 명칭을 무단 사용한 53곳에 대한 특별 감사를 진행한 결과 37곳이 교습비를 초과 징수하는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어린이 영어학원 70%는 불법 영업을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그중 강남의 경우 24곳 중 18곳에서 불법 행위가 나타났다. 유치원의 한달 교습비는 평균 150만원을 넘어서고 있으며 많게는 200여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최고 1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 것으로 그쳤다.


유치원이야 사설학원이니 그렇다쳐도 초등학교부터 시작되는 공교육 과정에서의 영어 편식현상은 고학년으로 갈수록 더욱 심화된다.초등학교 영어수업은 지난 2011년 5, 6학년의 주당 시간 수가 한시간씩 증가하면서 주당 3, 4학년 각 68시간, 5, 6학년 102시간이 정규교육 과정으로 편성됐다. 최근 3년간 서울시 교육청이 초등교 영어, 수학, 과학에 지원한 예산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러나 2013년 초등영어 관련 예산은 394억원, 수학은 7800만원, 과학은 29억원이다. 국어 예산은 수학보다 더 적다. 영어 편중이 얼마나 심한 지를 알게 하는 대목이다. 서울시 소재 초등학교에서 영어 관련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 총 594개교 중 553개교(93.1%)가 운영 중이다. 이를 더하면 영어 수업 시간 수는 더욱 늘어난다.


◇ 교육 예산 영어 편중 심화=사립초등학교의 경우 영어 몰입교육이라해서 영어 과목 외의 교과를 영어와 국어로 지도한다. 우촌초등학교의 경우 1학년 때부터 사회, 체육, 수학, 언어, 과학, 도서, 보건 등을 영어로 가르치고 있다. 일부 사립초등교에서는 학교 자체 원어민 교사를 활용해 몰입교육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형태 서울시 교육위원은 "영어 외의 과목을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 효과는 지금까지 분석된 자료가 없다"며 "일부 대학에서조차 영어로 전공수업하는 경우 교수가 전공내용을 최고 70% 수준까지 전달할 수 있으며, 학생은 강의를 최고 70%까지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결과를 감안하면 수업의 질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김 위원은 또 "대학생의 영어 수업이 영어실력 향상에 기여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15% 미만이며 나머지는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답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사립초등학교에서는 6학년이 고 3수준의 영어시험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실력을 측정하는가 하면 2학년부터 실용영어인증평가시험인 '펠트'(PELT)시험을 의무적으로 치르고 있다.


저학년에서는 주당 15시간 이상 영어수업을 실시하는 곳도 있다.사립초의 방과 후 학교 영어 강좌는 총 4350개로 국어 939개보다 5배 가량 높다. 이에 영어교육이 갈수록 사교육 폐해의 진원지로 부각되자 민주통합당과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 등 시민단체들은 영어 선행학습금지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 고학년 갈수록 영어, 국어 교육 비중 동일=중,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정규교과 과정 및 지원 예산 편중 현상을 예외없이 나타난다. 2011년 서울시 내 국어교사는 5596명, 영어교사는 5185명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영어과목은 영어회화 전문강사, 인턴교사, 원어민 영어교사(초등교 포함) 2650명이나 추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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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수업시간수는 중학교 1, 2학년은 국어 수업이 영어수업보다 많다가 중 3학년부터 똑같아진다. 2011년 특별교육을 포함한 영어, 국어에 편성한 교육과학부 연수 예산을 보면 영어 982억원, 국어 6억원으로 영어와 국어의 차이는 160배에 달한다. 서울시 교육청의 경우도 2011년 연수와 관련, 564명의 국어교사에게 8100만원, 영어 교사 4401명에 35억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중고등학교 영어수업 시간 수가 국어시간과 같아졌다고 균형 있는 교육으로 볼 수 없다.


사교육에 가면 영어 편중은 더욱 심하다. 현재 사교육 부문에서 영어가 차지하는 비중에 대해서 정확한 통계가 없으나 대부분의 초중고교생이 매일 한 시간 이상 학원 등에서 영어 수업을 받고 있다. 이처럼 영어 편중 교육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한학성 경희대 영어학부 교수는 "영어가 무차별적으로 강요받는 사회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면서 "대학에서도 영어 전공이 아닌 이공계조차 영어로 수업하고 있어 지식 습득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규성 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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