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2위 PC업체 델 인수에 나선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이 자신을 포함한 12명의 새로운 델 이사진을 델측에 추천했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이칸이 델의 창업주이자 현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을 쫓아내기 위한 계획을 좀더 구체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아이칸은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과 힘을 합쳐 지난주 델 주주들을 대상으로 현금 배당 등 새로운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당시 아이칸은 델 주주들에게 주당 12달러의 현금 배당을 하거나 추가로 주식을 주겠다고 밝혔다. 또 델의 상장폐지를 계획 중인 마이클 델 CEO와 달리 델을 상장 기업으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칸과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은 합쳐서 13%의 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칸의 제안에 대해 델측 특별위원회는 아이칸이 진정으로 델 인수 의사가 있는지 또 현금 배당을 위한 아이칸 측의 자금 계획이 불확실하다며 추가적인 세부사항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아이칸은 마이클 델 CEO가 지난 2월 델 주주로부터 델 주식을 매수해 델을 상장폐지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힌 후 델 주식을 인수해 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마이클 델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파트너스와 손잡고 델 주주들로부터 델 주식을 13.65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에 사우스이스턴 자산운용, T로우 프라이스 등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마이클 델이 제시한 인수 가격이 너무 낮다며 반기를 들었다. 사우스이스턴은 이후 델 인수전에 아이칸과 손잡고 마이클 델 CEO측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아이칸이 추천한 이사진에는 아이칸 외에 다니엘 니니바기 아이칸 엔터프라이즈 최고경영자(CEO), 조나단 크리스토도라 아이칸 캐피탈 이사 등도 포함됐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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