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신 스틸러(scene stealer)'라는 말이 있다. 훌륭한 연기력이나 독특한 개성을 발휘, 주연 이상으로 주목을 받는 조연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는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배우 정우에게 참 잘 어울리는 단어다.
현재 정우는 KBS2 주말드라마 '최고다 이순신'(연출 윤성식, 극본 정유경)에서 제과점 운영하고 있는 서진욱 역을 맡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매회 맛깔나는 연기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중이다.
진욱은 12일 밤 방송한 '최고다 이순신'에서 이혜신(손태영)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자신의 가게 일을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그간 비밀로 했던 이혼 사실이 알려져 혜신의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닌 터였다.
함께 일하는 동생이 나오지 않았다는 핑계로 혜신을 붙잡은 그는 빵의 반죽을 부탁했다. 엉겁결에 주방에까지 들어간 혜신은 진욱의 설명을 따라 반죽을 내리치기 시작했다.
진욱은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던져보라"며 소심하게 반죽을 다루는 혜신을 부추겼다. 이에 혜신은 있는 힘껏 반죽을 내리치며 남모르게 가슴 속에 쌓여있던 답답함을 해소했다.
진욱은 밀가루를 새하얗게 뒤집어쓰고서도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자신 덕분에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낸 혜신 때문이었다. 그의 '키다리 아저씨' 면모는 시청자들의 미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이처럼 정우는 자신의 역할에 완벽히 녹아들어가며 '최고다 이순신'을 더욱 '맛있는 작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어느 샌가 그는 '감초' 역할에서 벗어나 '최고다 이순신'의 매력 포인트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0년 영화 '바람'(감독 이성한)으로 엄기준, 최다니엘, 최승현, 송새벽 등 쟁쟁한 후보를 제치고 대종상 신인남우상을 차지, 가능성을 인정받았던 정우. 그가 이제는 브라운관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매력을 펼쳐내고 있다.
'물 만난 고기'라는 말이 딱 맞아 떨어지는 '최고다 이순신'의 정우. 그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금준 기자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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