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기준금리를 7개월만에 인하하면서 정치권과 통화당국의 시선이 자연스레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에 모이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1일부터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금리인하 발언을 했다. 그는 악화되는 경기대응을 위해서는 투자확대와 규제완화가 필요하고 여기에는 정부와 금융,통화당국에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면서 그중에서도 금리인하가 첫손으로 꼽았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달 1일 최고위원회에서 금리인하 발언을 처음 꺼냈다. 그는 "한국은행이 이제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역할을 할 때가 됐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와 중소기업 총액대출한도 인상 등의 조치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의 이 발언에 시장은 술렁였다. 야당은 이한구 원내대표의 표변을 문제삼았다. 그는 2010년 4월 "한국은행이 정권과 운명을 같이하겠다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강조했었다. 이를 두고 민주당은 "3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했다"면서 "여당 원내대표의 말 바꾸기가 한국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통화정책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있는 것" 이라고 비판했다.
이틀후인 4월 3일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추경 처리를 요청하면서 "한은이 금리를 추가로 내려주면 더 좋다"고 말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국회에서 경제5단체 부회장단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추경은 실물경제 쪽 수요가 백업(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추경 편성 취지를 설명한 뒤 "한은도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4월에는 동결했지만 5월에는 알아서 잘 판단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전날은 과격한 표현까지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이 통과됐지만 규모와 내용 면에서는 충분하지 못하다"면서 "민간 투자가 본격화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은은 전문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고 선제적 대응능력을 보여줘야 비로소 한국은행의 독립성이 존중될 수 있다"면서 "독립이 조직을 위한 독립이 아니라 국민경제를 위한 독립으로 생각해야하며 전문성과 선제적 대응능력이 보여질 때만 합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한은이 독립성을 위해 금리인하를 하지 않는)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호주산 늘보 모습 보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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