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세계 최고급 자동차 브랜드 페라리가 올해 생산량을 줄인다. 안 팔려서가 아니라 너무 잘 팔려서다. 페라리는 세계 최고급 브랜드라는 '품위'를 유지하기 위해 '희소성'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페라리가 올해 판매량을 7000대 이하로 줄일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라리는 이를 위해 올해 생산량을 최대 7000대로 제한할 계획이다. 페라리는 지난해 7318대를 팔았다.
루카 코데로 디 몬테제몰로 회장은 이탈리아 마라넬로에 있는 페라리 본사에서 투자 전략을 설명하는 자리를 갖고 "판매가 늘고 있음에도 판매 목표를 줄이는 것은 브랜드의 고급스러움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너무 잘 팔려 쉽게 눈에 띄고 이 때문에 브랜드 이미지가 오히려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페라리는 희소성을 유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수익성 향상을 꾀할 계획이다.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 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몬테제몰로 회장은 "딜러들은 양이 아니라 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93년만 해도 페라리는 연 3500대 이상 만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시장 일각에서는 페라리가 그럴듯하게 포장했지만 결국 수요 둔화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페라리의 올해 1분기 미국 판매량은 19% 증가했다. 하지만 유럽과 중국에서는 판매가 줄고 있다. 특히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1분기 유럽 판매량은 40%나 감소했다.
페라리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페라리의 생산 제한이 수요 감소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페라리는 본국인 이탈리아에서 고작 300대만 팔았다며 이는 수치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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