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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노동자 뺨칠 '열정노동자'의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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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개발자 밥먹듯 야근, 특근해도 수당 0원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1. 모바일 게임사에서 일하는 개발자 A씨는 철야 야근 작업이 수일째 이어지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카드배틀 장르 신작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납품기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2개월 내 프로젝트를 마쳐야 한다. 호흡이 짧고 유행에 민감한 모바일 게임 특성상 우물쭈물 하다간 트렌드에 제때 대응하지 못한다. A씨는 오늘도 팀원 7명과 함께 회사 취침실에서 쪽잠을 자며 마감에 쫓긴다.

#2. 카카오톡을 통해 흥행에 성공한 국민게임을 개발한 B사는 임원이 곧 직원이다. 임원이 곧 직원수와 같은 이곳은 연일 라면 투혼을 불사른다. 하루 12시간 이상 개발에 몰두하며 회사를 떠나지 않는다. 집이 직장이며, 직장이 집이다. 열심히 하다보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감정노동자 뺨칠 '열정노동자'의 생존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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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산업에 종사하는 '열정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게임 업계는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충분한 임금이나 복지혜택을 받지 못하는 '열정 페이'로 숨죽이고 있다. 개발 업무 특성상 야근이 많지만 야근, 특근, 대체휴가, 보너스 등 정책적인 보상체계는 전무한 상황이다.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유진룡 장관도 최근 이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유 장관은 지난 2일 게임업계 대표들과 상견례 자리에서 "콘텐츠 업계에서 일하는 분들은 '열정 노동자'란 것만으로 저임금, 고시간 노동에 노출돼 있다"며 "이런 처우를 개선하는 게 장기적으로 게임산업의 지위와 사회적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C 모바일 게임사도 야근을 위한 보상체계는 따로 두고 있지는 않다. 이 회사 관계자는 "출퇴근 시간을 1~2시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야근을 위한 보상 체계를 정책적으로 마련해 두고 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규모가 큰 대형 게임사들의 복지 정책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다보니 국내 게임사들은 '무복지 조직'이라는 푸념도 나온다. 국내 빅5로 꼽히는 대형 게임사들도 건강보험이나 복지카드 제공 정도가 대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게임사 가운데 자녀 학비 지원을 정책적으로 도입한 곳은 한 곳도 없다"며 "놀이방을 운영하는 기업도 업계 1,2위인 넥슨과 엔씨소프트 정도"라고 꼬집었다.


우수 인재 영입이 게임업계 고질병으로 지적받아 온 만큼 저연봉과 열악한 복지 등 개발자들의 근로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광삼 청강문화산업대학 컴퓨터게임학과 교수는 "게임산업은 아직 배양이 덜 된 분야"라며 "게임 산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인재들이 몰릴 수 있는 근로 환경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게임 산업 부진에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우수 인재의 의대 법대 쏠림 현상이다. 김광삼 교수는 "우수인재들이 법대ㆍ의대 가고 공대는 안 온다"며 "공대 중에서도 전자공학과는 삼성ㆍLG 등 연봉이 높고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곳으로 가지만 게임 개발은 사회 인식이나 선입견 때문에 오지 않는 이유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국 일류대 졸업생들이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일순위로 지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구글은 1000대의 자전거와 전기차 등을 이용해 구글 캠퍼스 내 다른 건물로 이동할 수 있으며, 당구대에서 맥주를 마시며 당구를 칠 수도 있다. 페이스북은 바베큐 전용 건물, 스시 전문점, 야외 영화관, 멕시코 식당, 공짜 셔틀버스와 기차, 한달 휴가 등 실리콘밸리의 전통적인 복지 혜택을 그대로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혹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는 것은 성공하면 대박을 맛볼 수 있다는 신념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굶주림 속에서는 창의력이 제한받는다는 만큼 열정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조유진 기자 tin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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