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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케네스 배 놓고 팽팽한 기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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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흥정물 아냐" vs "특사 파견 계획 없어"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최근 북한 최고재판소로부터 적대범죄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은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씨를 사이에 두고 북·미 양국 간 기싸움이 팽팽하다.


북한은 3일 "미국의 일부 언론들이 우리가 배준호 문제를 그 어떤 정치적 흥정물로 써먹으려 한다고 하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억측"이라며 "우리는 배준호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의 그 누구도 초청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지난 시기 미국 공민들이 우리 공화국의 법을 위반하여 억류될 때마다 미국의 전직, 현직 고위관리들이 평양에 직접 와서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기 때문에 우리는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관용을 베풀어 놓아주었다"며 "그러나 이번에 또다시 발생한 배준호 사건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정책이 남아있는 한 인도주의적 관용으로써는 미국인들의 위법행위가 근절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존재하는 한 미국인들의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적 제재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찾게 되는 결론"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배씨를 '미끼'로 활용해 미국의 고위급 대북 특사 파견을 이끌어내려 한다고 분석·보도했다. 미국은 2009년 미국 여기자 로라 링과 유나 리씨(각각 노동교화형 12년)가 북한에 억류됐을 때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북한에 보내 이들을 석방시켰다. 2010년에도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으로 날아가 미국인 아이잘론 말론 곰즈씨(노동교화형 8년)을 데려온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국무부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배씨 석방을 위해 북한에 특사를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해 "전직 대통령들이 대변인을 통해 (북한에) 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벤트렐 부대변인은 "해외에 있는 미국 시민의 안녕과 안전보다 더 중대한 우선순위는 없다"면서 "북한 사법체계에 정당한 절차와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광범위한 우려가 있기 때문에 배씨가 석방돼야 한다고 본다"며 북한 당국을 압박했다.


북한과 미국이 한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배씨의 석방은 당분간 성사되기 어려워졌다. 북핵실험·개성공단 등 다른 시급한 한반도 관련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점도 배씨의 이른 석방을 요원하게 하는 요소다. 따라서 배씨의 석방은 북·중회담에 이은 북·미, 6자회담 등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된 후에야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에서 북한 전문 여행사를 운영하는 배씨는 지난해 11월 외국 여행객들을 인솔해 함경북도 나진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가 억류돼 재판을 받았다. 그의 구체적인 혐의는 '꽃제비(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고아) 촬영'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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