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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된 아시아나항공 '바지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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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권고에 도입했지만 회사-노조 갈등에 기피

애물단지 된 아시아나항공 '바지 유니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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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아시아나항공 소속 여자승무원들이 바지 착용을 두고 깊은 갈등에 빠졌다. 입어야 할 지 말아야 할지가 난제다.

3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께부터 여자 승무원들에게 바지 유니폼이 제공됐다. 하지만 바지를 입은 여자 승무원들이 거의 없다. 바지 유니폼이 회사와 노조 간의 갈등에서 나온 사생아라는 인식 탓이다.


아시아나는 올해 창립 25주년 만에 바지 유니폼을 도입했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치마 유니폼이 바지보다 적절하다는 판단에서 아시아나는 바지 유니폼을 만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나 노조가 들고 일어서면서 금기가 깨졌다. 노조는 지난해 6월 여자 승무원에게 치마만 입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인권 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지난달 초 "회사 측이 여성 승무원에게 바지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용모의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하는 것은 성차별"이라고 밝혔다. 또 "여성 승무원이 바지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게 하라"고 권고했다.


이같은 과정을 지켜 본 승무원들의 입장은 난감한 상태다.


익명의 한 승무원은 "아시아나 승무원 중에서는 채용 면접 자리에서 아시아나 유니폼의 특장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사람도 있다"며 "회사의 자발적인 의견에 따른 결과물이 아닌 만큼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른 승무원도 "바지 유니폼이 편하고 편하지 않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설문조사 등을 통해 모든 승무원의 의견이 종합돼 바지 유니폼이 도입됐다면 편하게 입겠지만 갈등 사이에서 어쩔 수 없이 나왔다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객서비스 강화나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해 해당 부서의 건의나 회의 등의 절차를 통해 내놓은 것이라면 적극 홍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서 나온 것을 적극 홍보하고 나서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특히 회사 측은 바지 유니폼 문제가 지난 2011년말 노조가 노사협상 테이블에 내놓은 타임오프제가 무산되면서 불거진 이슈라는 점에서 달갑게 수용하기 힘든 상태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에 따라 바지유니폼을 도입했으며 관련해 따로 홍보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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