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매출액 2155억원 동아제약 분할로 46년 독주 깨져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구)동아제약이 올 3월 회사 분할로 내준 업계 1위 자리를 유한양행이 꿰찼다. 지난 46년 동안 변동 없었던 '왕좌' 구도가 깨진 것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제약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생겼다. 동아제약의 뒤를 이어 유한양행이 매출액 2155억원(잠정치)으로 1위 바통을 넘겨받았다. 이어 녹십자가 시장 예상치(이하 컨센서스) 매출액 1908억원으로 2위에 오르고, 대웅제약(1722억원), 한미약품(1337억원), 종근당(1191억원)이 3~5위권에 들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동아제약-녹십자-대웅제약-유한양행-한미약품' 구도로 짜여진 순위와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지난 1967년 이후 업계 1위를 꽉 쥐고 있던 동아제약이 지주사로 전환된 후 올해 순위 경쟁에서 빠지자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는 유한양행이 주도했다. 유한양행의 1분기 올린 매출액은 2155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1665억원) 대비 29.4%나 증가했다. 이로써 1분기 순위도 지난해 4위에서 올해 위로 올라섰다. 수년간 전력을 기울여온 '수입 의약품 판매대행 사업'의 덕을 톡톡히 본 것이다. 유한양행은 현재 다국적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트라젠타'(당뇨), '비리어드'(B형 간염), '트윈스타'·'미카르디스'(고혈압)를 팔고 있다. 의약품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1분기 수입 의약품 처방 실적은 454억원으로 전년 동기(225억원) 대비 2배 가량 많아졌다. 특히 지난해 12월 도입된 비리어드의 출시 효과가 컸다.
녹십자는 전년 동기 대비 10.02% 증가한 1908억원의 매출액을 올릴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범美보건기구(PAHO)로부터 수주한 130억원 규모의 독감백신 수출분이 반영된 결과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분기와 같은 매출(1722억원)을 기록해 체면을 겨우 세울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판매 종료된 수입 의약품의 매출 감소와 연초 일부 품목의 약가인하, 회계기준에 따른 수출 매출 감소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면 한미약품과 종근당은 전년 대비 각각 17.50%, 14.41% 증가한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지난해 1분기 7위에 머물렀던 종근당은 올해 5위권에 진입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동아제약이 회사 분할로 업계 1위 자리를 내주며 유한양행과 녹십자의 순위 경쟁이 예상된다. 각각 내수와 수출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여기서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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