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SK텔레콤 대형 내수주 신고가 경신 러시
엔저 등 대외 변수 영향 미미..중장기 실적모멘텀 굿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롯데쇼핑, SK텔레콤 등 대형 가치주들의 '반란'이 주목받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만큼이나 주가 흐름도 차분한 주식으로 꼽혀온 종목들이 예년과 달리 동반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중장기 상승모멘텀을 유지해 온 이들 종목의 2ㆍ4분기 이후 실적 개선 추세가 유효한 만큼 '중위험 중수익'을 겨냥한 시장 참여자들의 자금을 끌어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치주의 반란'…잇단 신고가 돌파=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내수업종 대표주들이 최근 52주 신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달 25일 장중 42만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기관투자가들이 21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며 수급 선도 세력으로 나선 가운데 외국인도 40만원 초반대 저가매수로 대응하면서 우상향 곡선을 유지하고 있는 20일 이동평균선을 지지하고 있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롯데쇼핑의 경우 올 하반기 백화점 부문 실적 개선, 할인점 부문 규제에 대한 기저효과 반영 등으로 매출 증가가 전망된다"며 "지난해 4분기 인수한 하이마트의 연결 실적이 반영되며 시너지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매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제약업종 대장주인 한미약품의 상승세도 거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 종목 주가는 지난 3월 29일 16만9500원으로 최근 1년간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잠시 주춤하더니 최근 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건비와 연구개발(R&D) 비용 조절을 통해 수익성 개선세가 지속되고 있고, 발기부전치료제 신제품 영업이 호조를 보이는 등 내수 성장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
이 밖에 크라운제과, CJ CGV 등 음식료 및 엔터테인먼트 대표주들도 2분기 이후 실적모멘텀이 부각되면서 52주 최고가 언저리에서 이탈되지 않는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식음료 업종의 경우 자회사나 계열사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지주사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평가 매력 부각…탄력받는 통신주=주가가 무겁기로 소문나 대표적인 가치주로 꼽히는 통신 관련종목들도 실적 기대감을 앞세워 시장 주도업종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LG유플러스는 장중 1만115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LG유플러스가 1만원을 넘은 채 장을 마친 것은 지난 2008년 12월 이후 4년여 만이다.
이날 SK텔레콤도 장중 19만8500원을 기록하면서 신고가 경신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1분기 경쟁 심화로 확대됐던 마케팅 비용이 4월 들어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향후 이익 안정화에 대한 기대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인 통신업체들과 비교해 낮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되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을 유입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이틀 동안에만 LG유플러스를 250여 만주나 순매수했다.
동양증권은 글로벌 무선 통신주의 주당순익비율(PER)은 18.6배에 달하지만 국내의 경우 SK텔레콤이 9배, 3사 평균으로도 10배 수준에 불과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폰 이용자의 스마트폰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데이터 사용량도 예상보다 많기 때문에 통신사들의 ARPU도 계속 증가할 것"이라며 "정부의 규제로 마케팅 경쟁도 약해지고 있기 때문에 올해 통신사들이 지불하는 보조금도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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