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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극' 서울, '디펜딩 챔피언'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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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극' 서울, '디펜딩 챔피언'이 돌아왔다 (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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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약팀의 전형이었다. 개막 후 7경기 4무 3패. 4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무승부에 그쳤고, 먼저 골을 내준 경기는 여지없이 패했다. 순위는 강등권인 12위까지 떨어졌다. 다름 아닌 지난해 우승팀 FC서울의 불과 열흘 전 모습이었다.

겨울잠에선 뒤늦게 깨어났다. 20일 대구전에서 4-0 대승으로 정규리그 첫 승을 신고하더니, 나흘 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중국 원정에선 장쑤 세인티를 2-0으로 완파했다. 28일 강원과의 홈경기에선 0-2로 뒤지던 경기를 3-2로 뒤집었다. K리그 클래식의 '디펜딩 챔피언'이 돌아오는 순간이었다.


'대역전극' 서울, '디펜딩 챔피언'이 돌아왔다 (사진=정재훈 기자)

0-2를 3-2로 뒤집은 '위닝 멘탈리티'


해외 스포츠 지도자는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 혹은 Winner's Mentality)란 표현을 자주 쓴다. '승자의 정신자세' 혹은 '이기는 습관'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흔히 강조되는 자신감과 정신력을 섞은 뜻이다. 극한 상황에서도 승리를 따내는 태도. '패배의식'의 반대에 놓여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서울은 강원전에서 '위닝 멘탈리티'가 무엇인지 정확히 보여줬다. 예기치 못한 실수와 자책골로 두 골을 먼저 내주고도, 후반 34분부터 42분까지 불과 8분 만에 세 골을 만들어냈다. 역전골을 터뜨린 데얀은 경고에도 아랑곳 않고 유니폼을 벗어던졌다. 대역전 드라마가 준 흥분의 밀도를 압축하는 장면이자, 챔피언의 위용을 대변하는 순간이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우리 팀엔 원래 보이지 않는 묘한 자신감이 있다"라며 "지난 시즌 유독 후반 막판에 극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어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라고 설명했다. 고요한도 "경기를 뛰면서 시계를 흘끗 봤는데, 지금 이 시간에 골이 들어간다면 따라잡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라며 "첫 골이 터지는 순간 '이긴다'라는 느낌이 딱 들었다"라고 말했다.


최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금의 이런 모습을 잘 유지해 나간다면 무섭게 치고 올라갈 것"이라며 "지금 순위와 승점, 솔직히 크게 와 닿지 않는다"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데얀 역시 "최근 3연승은 우리 팀에 궤도에 올랐다는 걸 보여준다"라며 "ACL 16강도 조기 확정지었고, 이제 곧 K리그 클래식에서도 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이어 "선두 포항과는 9점 차이인데, 5일 열리는 전북과의 맞대결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남 시절 수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김학범 강원 감독은 "서울은 시즌 초반 경기력이 좋은데도 이기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됐다"라며 "그게 바로 우승후유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강팀에겐 자기 치유 능력이 있다"라며 "힘든 고비를 넘기면서 한 단계 더 올라서는 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지적대로다. 서울은 위닝 멘탈리티의 회복과 함께 전술적으로도 진보했다. 바로 데몰리션 의존도의 해소다.


'대역전극' 서울, '디펜딩 챔피언'이 돌아왔다 (사진=정재훈 기자)


데몰리션 의존도를 스스로 깨다


지난 시즌 서울의 정상 등극엔 '퍼펙트 우승'이란 수식어가 붙었다. 역대 한 시즌 최다승(29승), 최다 승점(96점)을 기록했다. 2위 전북과의 승점 차는 무려 17점 차였다.


중심엔 '데몰리션 듀오'가 있었다. 데얀은 역대 한 시즌 최다골(31골) 기록으로 최초의 득점왕 2연패를 차지했다. 몰리나 역시 19도움의 신기록으로 특급 도우미를 자처했다. 둘의 공격 포인트만 무려 49골 25도움. 웬만한 한 팀 시즌 성적보다도 많을 만큼 압도적 수치였다.


올 시즌도 둘의 위력은 여전하다. 데얀은 6골 3도움, 몰리나는 3골 5도움이다. 나란히 공격 포인트 1·2위에 올랐다. 다만 팀 내 득점 비중은 지난해 64%에서 올해 48%(ACL 포함)로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최근 네 경기에선 고요한·김치우·윤일록·고명진 등 국내선수들이 모두 골을 터뜨렸고, 심지어 장쑤와의 ACL 경기에선 데얀-몰리나의 공격 포인트 없이도 2-0으로 승리했다.


데몰리션 의존도가 크게 줄어들면서 3연승을 달린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데얀과 몰리나 모두 중앙을 주요 무대로 삼는 공격 자원. 이에 상대팀들은 중앙지역에 촘촘하게 수비벽을 배치하고, 둘을 페널티 박스 바깥으로 몰아내는 방식으로 대처해왔다. 최 감독은 "시즌 초 상대팀들이 밀집수비와 거친 플레이로 대응해왔다"라며 "좀 더 공격적인 축구로 맞서려 했는데 오히려 부족한 점이 많았다"라고 털어놨다.


해법은 측면에서 찾았다. 서울은 윤일록·고요한·에스쿠데로·차두리·김치우·최효진·최태욱 등 공격적으로 뛰어난 측면 자원이 많다. 고명진·아디 등도 측면을 소화할 수 있다. 상대 수비가 데얀과 몰리나의 방어를 위해 중앙에 몰리면, 발 빠른 측면 공격으로 배후를 침투해 공격 물꼬를 텄다. 덕분에 중앙 지역에 여유가 생기며 데몰리션 듀오까지 숨통이 트였다.


최 감독은 "측면 공격에서 다양성을 가져가고 싶다"라며 "우수한 자원이 많기 때문에 측면을 최대한 살리고, 이를 통해 중앙의 득점력까지 극대화시킬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요한은 "지난해에는 데얀-몰리나에 공격이 집중됐지만, 지금은 (하)대성이형, (윤)일록이, (고)명진이 등 모두 적극적으로 골을 노린다"라며 "공격적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선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데얀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지난해 우승 당시엔 나와 몰리나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라면서도 "서울이 다른 K리그 클래식팀들과 가장 다른 점은 한국 선수들이 외국인 선수 같은 기량을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고요한의 모습을 보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뒤 "한국 선수들도 언제든지 득점할 수 있는 팀"이라고 자평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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