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 주요 발언
[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아시아경제신문사를 포함한 46개 언론사의 편집ㆍ보도국장들과 만나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포함해 대북관계ㆍ인사원칙 등에 관한 견해를 2시간에 걸쳐 상세히 설명했다. 경제상황에 대해선 "우리 경제가 어렵지만 아직은 믿을 수 있다"고 희망 섞인 진단을 내놓았다. '불통 이미지'를 감안한 듯 때때로 농담을 섞어 말하거나 소소한 주변일을 전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북한ㆍ일본 문제에 있어선 '원칙대로 밀고 나간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경제상황, 어렵지만 희망 보이게 하겠다"
박 대통령은 "대선기간 얼굴 주름살 펴드리겠다 그런 결심을 했고 지금도 그런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장을 통해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용복지를 통해서도 일자리가 만들어질 수 있다. 성장과 고용복지는 선순환으로 같이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분기 수출이 증가하고 경상수지가 13개월 연속 증가했다는 수치를 제시하면서 "기본적인 것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주체들이 신명나게 투자하는 환경을 만들고 정부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노력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와 창조경제는 보완 관계"
경제민주화는 불합리한 관행을 고치는 것이고 창조경제는 성장을 위한 드라이브이며 둘은 보완 관계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민주화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는데, 창조경제와 같이 가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경제민주화 후퇴 논란에는 "제가 경제민주화 법안 과도에 우려를 표시했다. 건전한 투자라든지 경제활동에 대해서는 보호도 하고 뒷받침해야 한다. 거기에 발목 잡는 일을 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어려운 상황에서 투자를 하겠다는 용기를 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규제가 얽혀 있다면 더 힘들어진다. 마음 편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어떻게 네거티브방식으로 규제완화를 할 것인가는 국무총리조정실에서 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 "장차관 자주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
장차관 임기에 대해서 박 대통령은 "자주 바꾸지는 않을 것 같다. 전문성이 필요한 자리는 지키도록 하고 정무직은 바꿀 수 있는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공기업 수장 인사는 "(산은지주의 경우)정책금융 등에 대해 일을 잘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서 임명된 것"이라며 "나머지 금융계 인사는 아직 다 되지 않았다. 여러 하마평이 돌고 있겠지만 그걸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되며 추후 결과를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사의 원칙은 전문성이지 학교ㆍ인맥 등이 아니란 점도 강조했다.
인사잡음에 대해선 "측근 코드인사가 아니라 전문가를 찾다보니 사적인 일까지 미처 챙기지 못했다"며 "앞으로 인사시스템을 정비해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친인척 비리 근절을 위해 특별감찰관제도를 도입하고 상설특검도 할 계획이라 밝히며 "그런 일이 근본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하고 무엇보다 제가 명심을 해서 그런 불행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일ㆍ대북정책, 우리의 일관된 원칙이 중요"
일본의 우경화 우려에 박 대통령은 "이게 계속되면 아시아 여러 국가들과 관계도 굉장히 어려워지지 않겠는가, 정말로 일본으로서도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그러면서 "우리는 원칙을 견지해 나가면서 일본이 그 부분에 대해 깊이 신중하게 생각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문제는 조속히 해결되기 바라지만 과거와 같이 퍼주기식 해결은 있을 수 없다. 적당히 넘어가는 일은 새 정부에서 결코 있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을 포함한 동북아국가들이 비정치적 분야에서 신뢰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일명 서울프로세스)'을 내달 미국 방문 때 논의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구상의 배경은 "아시아 국가들이 상호 경제 의존도는 높으면서도 안보나 영토문제에 있어 분쟁소지 등이 많으니 공동체를 만들어 극복해보자는 것"이라고 했고 북한의 참여에 대해선 "참여한다고 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긍정마인드, 소통하는 대통령"
"말이 씨가 된다. 이별 노래를 부른 가수는 진짜 이혼한다"는 말을 하며 긍정의 메시지를 가지려 노력한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언론 칼럼, 기사도 보고 인터넷도 들어가보면 기사 밑에 또 여러 평을 한 글도 있고 볼 게 엄청나게 많다"며 "그런 것이 다 하나의 국민들의 생각이다. 다양한 생각들을 균형 있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지율 관련 보도를 보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하다 보면 지지받을 때도 있고 정체될 때도 있고 내려갈 때도 있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바도 있고 하니까 꾸준히 노력해나가는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통 강화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정치인 중에서 저만큼 많은 국민을 만난 사람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세대ㆍ지역 넘어 다양한 의견을 듣는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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