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아이가 코를 곤다면 단순히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아이 건강과 성장을 저해하는 심각한 상태일 수 있으니 빠른 시일 내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소아 코골이는 성장이 아이의 성격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억력, 학습 능력 뿐만 아니라 감정조절 능력을 저하시킬 수 있어서다. 코골이와 구강호흡 등 수면 호흡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공격적으로 변하거나 성격이 급변해 과잉 행동을 보일 수 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코골이로 인해 뇌 핵심기능을 담당하는 전전두엽에 산소공급이 줄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면 주의력·기획·조직 등 뇌의 집행기능과 행동 억제 기능, 감정조절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예시바 대학의 카렌 보너크 박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후 6개월~7살까지 아이들 중 수면 호흡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정상적인 아동에 비해 신경 행동 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40~100% 높았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 편도, 아데노이드 비후로 인한 구강 호흡이 습관이 되면 아데노이드형의 얼굴로 변형될 수 있다. 아데노이드형 얼굴은 코로 숨을 못 쉬면서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반복될 때 얼굴과 인중이 길어지면서 턱이 뒤로 밀리는 것을 말한다. 또 상악과 하악의 균형이 맞지 않아 치아 부정교합이 생기고 잘 씹히지 않는 등의 문제가 생긴다.
소아 코골이와 수면 무호흡은 수술 치료로 90% 이상 완치 효과를 본다고 한다. 치료 시기는 턱뼈와 얼굴뼈가 성장하기 전인 4~6세 사이에 교정해주는 것이 좋다. 한진규 원장은 "비만하면 수면 무호흡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 적절한 운동과 체중관리를 해야한다"면서 "코가 충혈되거나 막히지 않도록 평소 관리·치료하고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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