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개학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면 부모들은 아침마다 반복될 '전쟁'에 걱정부터 앞선다. 방학 때 늦잠을 자던 여유도 끝나고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가야 하니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까지 스트레스가 생긴다. 실제로 짜증을 자주 내거나 이유 없이 복통을 호소하는 '개학증후군'을 겪는 아이들도 더러 있다.
아이들이 개학 후 빨리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돕기 위해서는 개학 전부터 미리 수면리듬을 당겨줘야 한다. 하지만 방학 동안 늦춰져 있던 생활리듬은 갑자기 일찍 일어나게 한다고 해서 단번에 고쳐지지 않는다. 오히려 생활리듬이 깨져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개학하기 일주일 전부터 3~4일은 10~20분 정도 일찍, 그 다음에는 30~40분씩 일찍 깨우는 식으로 천천히 생활리듬에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특히 편안하게 숙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취침 2시간 전 족욕을 하고 집안의 조명을 낮추면 도움이 된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개학 일주일 전부터 매일 30분 정도 기상시간을 당겨야 한다"면서 "늦은 밤 장시간 인터넷, 무리한 운동, 밝은 조명 등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수면건강은 두뇌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뇌는 깨어있는 동안 보고 들은 것을 자는 동안 정리해 지식을 만들기 때문이다. 눈의 망막이 어둠을 감지하면 뇌에서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이 때 멜라토닌은 잠을 푹 자게 해 성장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고 해마를 활성화시킨다. 해마는 외부 자극을 기억과 관련된 정보로 바꿔주는 역할을 해 인간의 기억과 학습에 있어 중요하다. 일본 토호쿠대 연구팀이 2008년부터 4년간 5~18세 2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수면시간이 10시간 이상인 어린이가 평균 수면시간 7시간인 어린이보다 해마 크기가 10% 더 컸다.
한진규 원장은 "수면은 아이들의 성장과 판단력, 성격 형성에도 영향을 미치고 두뇌는 유아기에 대부분 발달하고 특히 수면 중에 가장 많이 발달한다"면서 "멜라토닌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는 충분히 숙면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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