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17만명·4조원 규모 저축 보유 안정적..우리銀, 3%대 저금리 대출상품 내놓자 신한·시티도 조정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은행권이 군인공제회 회원 고객을 잡기 위한 대출금리 인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17만 회원과 4조원 규모의 회원급여 저축금을 보유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군인공제회 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출상품을 놓고 은행들 간의 금리 신경전이 한창이다. 최근 생활자금대여(회원대여)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은 우리은행이 기존 보다 낮은 3%대의 금리를 내놓자 다른 은행들도 일제히 인하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군인공제회의 회원대여는 회원급여 저축을 담보로 은행들이 대출을 제공하는 것으로, 2005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씨티은행과 2010년 합류한 신한은행에 이어 최근 우리은행이 군인공제회와 협약을 맺으면서 총 3개 은행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3개 은행 경쟁 체제가 갖춰지면서 대출 금리 인하 경쟁도 본격화 됐다. 우리은행은 출발부터 최저 3.95%의 금리를 제시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저축액을 담보로 90%까지 대출을 하는 만큼 부실 가능성이 낮아 상대적으로 저금리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씨티은행도 올해 4월 들어 기존 4.87%에서 0.25% 포인트를 인하해 4.62%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은행이 3%대의 금리를 내놓은 만큼 추가 조정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한은행 역시 우리은행이 합류하기 전 4.83% 수준이었던 금리를 지난 17일 4.55% 수준으로 내렸다.
은행들의 금리 경쟁은 군인공제회와 회원대여를 위한 협약을 맺기 전부터 이뤄졌다. 군인공제회에 따르면 올해 추가로 회원대여 상품을 취급할 은행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국민은행, 기업은행 등도 참여했지만 최종적으로 우리은행과 손을 잡았다. 금융권에서는 군인공제회가 회원 복지를 위해 이 사업을 하는 만큼 이자 부담이 가장 낮은 은행을 선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은행들이 군인공제회 회원들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저성장ㆍ저금리 시대에 다른 어느 곳 보다 안정적인 고객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군인공제회의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8조6000억원에 달했고 이 중 회원대여의 담보로 제공되는 급여 저축 총액은 4조원 규모였다. 은행권 관계자는 "군인공제회가 금리 인하를 유도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3개 은행의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인공제회와 우리은행이 맺은 협약에는 향후 3년 동안 경쟁 은행이 진입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당분간 군인공제회 회원대여를 둘러싼 경쟁은 씨티, 신한, 우리 등 3개 은행 사이에서만 진행될 전망이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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