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업점 망분리 완료 계획
[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리은행이 오는 6월까지 해킹 시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망분리를 완료하기로 한 것이다. 망분리는 내부 직원이 사용하는 업무망과 외부 인터넷 망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으로 해킹을 막는 최선의 대책으로 꼽힌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전 영업점에 걸친 인터넷 시스템 망분리가 6월 중 완료될 계획이다. 망분리가 해킹 등 전산사고를 막는 가장 안전한 해법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은행들도 본부나 정보통신(IT) 관련 부서에서 망분리를 적용해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전 영업점에 이를 확대하는 것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이 처음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IT 부서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망분리를 전 영업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며 "악성코드 유포를 통한 표적 해킹 등을 막을 수 있는 등 보안체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월 20일 금융권 전산장애 이후 현재까지 직원들의 외부 인터넷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하지만 망분리가 완료되면 직원들이 외부 인터넷에 접속해도 이를 통해 내부망이 공격받는 것을 막을 수 있게 된다. 해커가 인터넷을 통해 침투해도 분리된 내부 업무망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20일의 금융권 해킹의 경우 직원의 PC를 악성코드에 감염시킨 후 이를 통해 내부 서버에 침입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망분리가 이뤄져 있었다면 차단이 가능했다.
시중은행들은 지난 2011년 농협 해킹 사태 이후 내외부망 분리를 추진해왔지만 본점, 전산센터, IT 부서 등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업무 PC를 일일이 손봐야 하는 등 작업이 방대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해킹의 직격탄을 맞은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망분리를 추진 중이지만 전 영업점으로 확대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부터 망분리를 진행해 본부부서와 IT부서에 적용을 마쳤다. 영업점으로의 확대는 단계적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영업점에서는 불법복제를 차단하고 악성사이트 검색을 막는 시스템을 도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농협 역시 본부에서는 망분리가 적용됐지만 영업점에는 확대되지 않고 있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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